머리말

역사에서 배우는 종교문화경영학

학담(學潭) 2019. 7. 27. 19:18

역사에서 배우는 종교ㆍ문화경영

 

 

머리말

 

 

21세기에도 변함없이 회자(膾炙)되는 개념들 중에 경영(經營)은 세계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경영분야에는 개인경영에서부터 가족경영ㆍ사회경영ㆍ국가경영 나아가 세계경영이 있고, 국가경영의 차원에서 정치철학 또는 국정철학이 공존하고 있다. 국가경영(철학)이라는 개념 안에는 각양각색의 문화(文化)가 포함되어 있어 포괄적인 개념으로 사용되는 것이 문화경영(文化經營)이다. 그 가운데 혁신경영, 전략경영, 인재경영 그리고 공감을 일으키는 소통경영 등은 상생(相生)의 차원에서 주요핵심으로 손꼽힌다. 

 

오늘날 상생의 의미는 정치문화경영의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으며 그의 길은 자연의 순리(順理)와 이법(理法)처럼 중요하게 사유되었기에 상생법도(法道)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우주물리학에서 발표된 자연의 파동과 입자의 운동 및 지구의 자연생태학이 상생의 차원에서 대자연의 생명사상을 설명하고 있다. 자연생태계의 원리는 인간의 삶과 정신문화세계를 조명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자연과학적인 통찰의식은 종교문화경영의 필요성과 연동되어 있음을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적인 산업화과정에서 형성된 환경오염과 그에 대한 대책강구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이 힘을 합쳐 오염된 지구환경을 살리고 인류의 안녕을 위한 노력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한 것은 공동선(共同善)실천의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있어 가장 현실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담론과 학습자와 지도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새로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이 책에서 설명되지 않은 시대적 용어와 사례 및 미흡한 부분은 차후 보완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 

 

정신(精神)은 문화(文化)를 만들어내고 육체(肉體)는 정신의 도구(道具)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말하고 있는 문화라는 개념과 서양에서 통용되고 있는 culture의 용어가 언제부터, 어떻게, 어떠한 의미에서 형성되었고, 무엇이 서로 본질적으로 다른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한자문화권에서 종교(宗敎)의 개념이 본래 사상단체를 의미하지만 오늘날 특수ㆍ신앙단체(=religion) 등을 포함시킨 통칭(通稱)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종교와 religion의 개념은 정명사상(正名思想)에 따라 명백히 분리하고 구분(區分)시켜 바르게 표현되어야 한다. 그러한 개념들은 언제부터, 어떠한 배경과 의미에서 사용되었고 차이점은 무엇인가에 대해 분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호간의 문화적 차이와 종교(심)성에 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 역사적 사건 및 시대상황을 직시하는 통찰력이 요청된다. 종교성에 대한 분석은 공동체사회문화의 근간과 역사성을 찾아내는 첩경이 된다. 한국역사에는 여러 유형의 종교문화(宗敎文化)가 하늘(天)사상을 중심으로 삶의 다양성과 역동성, 보편성과 객관성 그리고 조화로움 속에 융화(融化)되어 성장ㆍ발전되었다. 융화된 문화에는 한국인의 다양하고 특유한 종교성이 내재되어 있어 그를 세밀하게 검토해봐야 그의 중층(重層)적 사상체계는 물론 서구인의 신앙세계까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종교학(宗敎學)은 과학철학적인 인식을 가지고 종교문화경영을 선도(先導)할 수 있도록 이끄는 통섭(統攝, Consilience)의 학문이기에 종교문화경영의 산실이자 종교문화경영(지도자)학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종교문화경영학은 총 13과정으로 분류되었고 사상(思想)단체와 신앙(信仰)단체의 현 주소가 역사적 안목에서 스스로 진단되고 자기관리가 될 수 있도록 조명되었다. 그 가운데 그리스도교대제국의 ‘문화이식’은 스페인 가톨릭 종군신부 바르똘로메 데 라스 까사스(Bartolomé de Las Casas)의 저서 『인디아스 파괴에 관한 간략한 보고서』가 많이 인용되었다. 그의 저서는 그리스도교의 죄악사를 기록한 것이다. 그와 같은 사례를 통해 서구 religion의 행위들에 대한 통찰의식함양과 범사회적(汎社會的) 또는 국가적 차원에서 어떠한 성찰과 대안이 요청되고 있는가를 현대적 안목에서 논구하고자 한다. 

 

그리스도교의 유일신 신앙문화는 다신론(多神論)과 우주론(宇宙論)으로 구성된 그리스-로마신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서력기원(西曆紀元)이후 교부(철)학자들에 의해 그리스도교대제국의 교회사가 서양사(西洋史)의 중핵(中核)을 이루어가면서 그의 통치문화요소로 재편성되었다. 오늘날 서구 국가들의 역사와 지역적 향토문화의 잔상이 남아있지만 ‘그리스도교화’로 융화되어 가면서 그리스도교(=가톨릭과 개신교)1) 교회사(敎會史)는 그들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그리스도교대제국의 세계통치이념(=그리스도론)과 경영은 구약의 야훼와 신약 예수의 이름을 조합(組合)시켜 ‘전쟁과 평화’라는 “두 자루의 검”2)을 과거는 물론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오늘날 최첨단 과학문명의 이기(利器)로 양산된 서구의 전쟁무기는 세계종교문화경영의 판을 흔들어 놓고 현대판 그리스도교대제국의 야심을 불태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먼저 인류문화의 죄악사로 남겨진 것이 무엇인가를 숙지하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차원에서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능력이 강구(講究)되어야 마땅하다.

 

근대화시기의 조선왕조는 서구 그리스도교전파와 내우외환(內憂外患)으로 인해 크게 흔들렸고 한 많은 역사적 사건들과 정면충돌했다. 그러한 사건들이 종교문화경영의 차원에서 조명되고 세계사적 안목에서 반추(反芻)해 보아야 교육적인 차원에서 재고(再考)되어야 할 사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일제는 조선을 호시탐탐 넘나들면서 식민지정책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일제강점기와 미군정시대의 문화, 한국전쟁 그리고 민주화투쟁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상처받은 한민족의 정신, 자긍심, 자아정체성 등은 제대로 치유되지 못하고 사회적 혼란 속에 병들어 신음하고 있다. 그러한 원인은 한민족의 역사와 국혼(國魂)에 대한 교육의 부재(不在)에 있다.

 

병든 사회의 올바른 진단과 치료는 정치ㆍ종교문화경영의 관계에서부터 직시하고 국민계몽의 차원에서 시작되어야 질병의 뿌리를 깨낼 수 있고 그의 개혁은 성공할 수 있다. 한국종교사회문화가 오늘날 바르게 재조명되어야 편향된 이해와 의식에서 탈피할 수 있다. 그의 진면목이 서양사상의 영향력과 틀로 재단(裁斷)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과 동서종교문화의 역사적 전개와 정치적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영향력, 정신문화사상의 영역과 종교성 등이 다시 분석되고 제시되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지향적인 공동체사회의 공유가치분석과 대안방법 및 비전 등에 관한 도서(圖書),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종교ㆍ문화경영학에 관한 기본안내서가 없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의 원고가 도서로 출간되도록 협조해 주신 000출판사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그간 무한한 신뢰와 격려를 보내주신 지인 여러분들과 변함없이 정성을 모아 도와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19년 7월 학담(學潭) 연구실에서      저자 안 병 로

 

 

 

1) 이 책에서 사용되고 있는 “그리스도인” 및 “그리스도교”라는 개념은 바이블에서 인용되었다. 그리스도교인의 예배장소를 그리스도교회라고 하는 것이 보편타당하다.   그리스도인의 개념은 행 26:28, 고후 13:5, 고후 13:7, 골 4:17에서, 그리스도교라는 용어는 행 9:2, 19:9, 19:23, 24:14, 24:22 그리고 히 6:1에서 발견된다. 바이블을 인용할 때 사용된 신ㆍ구약의 약자와 그의 장과 절은 이 책의 부록참조 바람. 

2) 눅 22:36, 38. “두 자루의 검”에 대한 자세한 해석과 설명은 안병로 『그리스도교의 검과 평화』, 지성인, 2016. 15~21쪽 참조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