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하늘(天)사상과 종교성

3. 유교(儒敎)적이다

학담(學潭) 2019. 8. 18. 13:45

3. 유교(儒敎)적이다


유교의 특징은 여러 신앙단체에서 주장하는 신앙대상이 없고 유일신 religion단체처럼 유일신 신앙에 관한 교리, 신조, 제도적 조직 체제 및 수도원도 없다. 유교는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이성적으로 다스리는 솔성(率性)의 도(道)를 추구한다. 그의 도는 유가에서 지향하는 도덕군자(道德君子)와 맥락을 같이한다. 도덕군자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덕목(德目)을 실천하는 사람다운 사람을 뜻한다. 솔성의 도가 유가의 자력수행이자 핵심교육사상이 되었다. 유교는 공동체사회에서 사람이 스스로 선덕을 쌓아가며 윤리ㆍ도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학습시키고 지도하며 이끌어가는 생활문화의 도(道)를 주지시켜주었다. 

유가(儒家)의 가르침은 이미 중국 춘추시대(B.C. 770∼403)에도 있었다. 그 시대의 말기에 공자(孔子,  B.C. 551~479)가 출생했다. 그는 자신이 출생하기 이전의 여러 가르침이 구전(口傳)으로 전해오는 것을 수집하여 문헌(文獻)으로 체계화, 집대성(集大成)시켰다. 그의 사상이 후대에 하나의 정신계통의 계보로 이어지고 있어 유가(儒家)로, 학문적 차원에는 유학(儒學)으로, 종교적인 관점에는 공자의 이름을 따서 공교(孔敎) 또는 유교(儒敎)라고 호칭되었다. 

공자는 10철(十哲)ㆍ72현(七十二賢)ㆍ3,000명의 많은 문도(門徒)를 배출했으나 신앙단체(=religion)의 창교자(創敎者)로, 신앙의 대상으로 호칭되지 않았다. 그는 오늘날까지도 유가(儒家)의 ‘만세종사(萬世宗師)’로서 숭앙받고 있다. 유가사상은 특히 정치, 종교, 사회, 문화, 예술 등의 교육경영과 공동체사회문화경영에 구심점을 이루고 있었다. 예(禮)와 군자(君子)의 도(道)는 유가의 선비 사상이자 실천덕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① 대자연의 이치를 설명한 음양오행(陰陽五行)사상은 유가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 사상은 태초부터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고 성주괴공(成住壞空)으로 변화시키는 자연의 섭리를 밝힌 것이다. 음양오행의 원리는 우주의 기운(氣運)이자 율려(律呂)을 설명한 것으로 천지자연의 동정(動靜)이라고 한다. 우리의 선현들은 음양보다 오행을 주장했고 오행사상은 동양철학에서 빠질 수 없는 부동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인문ㆍ사회과학대학교에서 동양사상, 공맹사상은 부분적으로 인용되고 있고 서구의 학자들에 의해 연구의 대상이 된지 오래되었다.     


② 공자의 사상적 배경은 상고시대(上古時代)로 알려진 하ㆍ은ㆍ주(夏·殷·周)시대였다. 그 사상은 인간의 내면과 외면 그리고 경험적인 것들을 종합적인 안목에서 통찰(洞察)적으로 다루어졌다. 하ㆍ은ㆍ주 시대에 종교적인 문화로서 조상신 및 범신론 등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 하늘(天)의 개념이자 초월적이며 인격신의 형상으로 묘사된 개념이 상제(上帝), 하늘 님  그리고 한울 님 등 이었다. 그는 만사만물을 주재하고 길흉화복을 점지하는 궁극의 근원, 초월적 존재자이자 경외(敬畏)의 대상으로 알려졌다. 


공자의 ‘천(天)’ 또는 ‘천명(天命)’에 대해 교설(敎說)과 신념은 신앙(信仰)이 아니라 경외(敬畏)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천명사상(天命思想)은 인간이 하늘의 이치와 법도에 따르는 것이다. 그 사상은 역사의식과 문화의식의 근거이자 도덕성의 가치가 되었고, 종교문화로서 예제문화(禮制文化)를 형성했다. 하지만 공자는 초월적 존재자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고 또 특정한 예배의 형식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는 천인관계(天人關係)에서 초월(超越)과 내재(內在)를 동시에 파악했다.


천(天) 속에 수렴(收斂)된 개념이 상제(上帝)다. 그것은 다시 인격 속에 내재된 신의 형상처럼 삶과 직접 연계되었다. ‘하늘’의 문제가 인간의 삶의 행태 속에 수렴되게 함으로써 비가시적인 상념의 세계가 건설되지 않도록 했다. 


공자는 합리주의적인 관점에서 군자(君子)라는 사회적 인물을 등장시켜 예(禮)와 도덕(道德)을 가르치면서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주장했다. 그것은 사회적 가치와 실질적인 삶에 필요한 요소를 인식하게 하고 인간의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각성(覺醒)을 통해 천사상과 천명사상을 실현하고자 한 것이다. 


공자의 인간관은 인(仁)사상(思想)이다. 그에 대한 관심과 실천은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의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 그 길은 공동체사회의 법도이자 인간과 국가경영철학의 시금석이 되어 도덕성, 객관성, 보편타당성, 공공성, 유구성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공자의 가르침은 25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다. 그 가운데 논어와 공자의 사상은 서구권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지금도 공자가 만세종사로 존경받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