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불교는 조선시대의 승유억불(崇儒抑佛)정책으로 배척(排斥)당했다. 그러한 배불(排佛)정책으로 인해 호국불교가 산중불교(山中佛敎)로 전락했다. 산중불교는 한양에 있던 불교가 정치적 탄압을 받아 속세(俗世)를 떠나 깊은 산속으로 밀려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려(僧侶)는 한양(漢陽)진입이 금지되었다.
근대화시기에 백담사 승려였던 한용운(1879~1944)의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은 유명하다. 그의 주장은 한국불교가 산중불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대중(大衆)불교로서의 변화를 이끄는 단초를 마련했다. 그의 불교유신론 중에 역사적인 석가(釋迦)만 모시자는 제안은 불교계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사찰 내에서 할 수 있는 자구책(自救責)실시는 탁발승(托鉢僧)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거두었고 오늘날 민가(民家)에서 탁발승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자구책이란 승려가 직접 텃밭이나 산을 개간(開墾)하여 먹거리 등을 자급자족하는 것이다. 땀 흘리는 노동의 신성함과 생명의 빛에 감사하며 마음 밭(심전 心田)을 경작(耕作)하는 정신은 수도정진에 박차를 가했다. 불교의 혁신경영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진일보 되었다.
1980년대에 불교의 대중화와 사회참여운동은 민중(民衆)불교라는 새로운 용어를 창출시켰다. 그것은 한국 개신교단체에서 발생된 민중 신학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과 함께 한다는 보살(菩薩)정신의 구현과 다름이 없었다. 그 의미는 또한 민중과 함께 호흡한다는 차원에서 소통불교의 모습이었다. 산중불교문화가 소통문화경영의 불교로서 공동체사회문화의 광장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혁신적인 불교경영의 길로 제시되었다.
국가가 누란지세(累卵之勢)와 같은 상황에 처해있을 때는 많은 불교의 승려가 자진하여 승병(僧兵)이 되어 전쟁에 참여했고 국난타개(國難打開)에 일조했다. 한국불교가 호국불교라는 역사적 대의명분을 잊지 않고 시대상황에 적극 참여했다. 불교가 당면한 시대적 국난상황을 외면하지 않은 것은 호국불교로서 종교문화경영학3)의 한 부분인 문화상황화(文化狀況化)4)에 충실한 시기였다.
⑤ 한국불교는 1000년 동안 국교로 존재했고 그 후 600여 년간 서민의 품으로 돌아가 낮은 자세에서 국민과 함께 생명의 호흡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불교문화는 1600여 년간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관통하였다.
불교의 문화재는 다양한 차원에서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으며 그 중에 7개의 산사(山寺)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5) 한국불교의 특징은 토착화를 이룬 호국불교이자 민중불교다.
한국불교가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선교(仙敎)사상과 전통문화를 수렴(收斂)하여 보유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불교문화에는 유구한 선교(仙敎)문화와 선사(先史)시대의 문화가 조화롭게 융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교는 시대적 국난상황에도 참여하여 호국불교의 과정을 거치고 이수하여 민족(民族)불교로 호칭(互稱)되었다. 대승적 차원에서 토착화된 한국불교가 1980년도 민중불교로 보편화되었고 전통문화예술의 한 부분이 되어 국가적 행사에 불교문화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⑥ 한국의 크고 작은 불교사찰(寺刹)은 명승지로 꼽힐 정도로 경치가 수려한 산세(山勢)의 산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분포되었다. 불자(佛子)는 물론 수많은 행락객(行樂客)들이 전국의 유명한 산사(山寺)를 방문한다.
불교가 그만큼 한국인의 인생관과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인의 철학적 사고와 인식의 스펙트럼은 불교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가 없을 정도다. 불교철학과 문화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인식론이 일상생활 가운데 스스럼없이 사용되는 언어에서 발견된다. ‘전생’, ‘업보’, ‘인연’, ‘삼생의 인연’, ‘자업자득’, ‘대승적 차원’, ‘보살행’, ‘극락세계’, ‘화두(話頭)’ 등의 용어가 그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인 신앙과 무관하게 49일제, 100일 기도, 템플스터디(Temple Study) 및 불교문화행사인 석가탄신일(음력 4월 8일), 탑돌이, 연등행사 등에 참여하고 있다. 그와 같은 문화행사는 한국인의 종교적 성향 및 철학사상이 불교적이며 고대의 전통문화와 조화롭게 융화된 한국불교가 토착화(土着化)되었다는 것을 조명해주고 있다.
각주:
1) 전진(前秦)은 간쑤성(甘肅省) 일대에 거주하던 티베트계 저족(氐族)에 의해 건국된 나라이다. 진(秦) 나라들 중에 가장 먼저 건국된 국가였기에 구별하는 차원에서 전진이라고 했다.
2) 제 9장 종교문화경영(지도자)학 – 보편적 사회가치 창출과 환원 2. 역사인식과 종교문화경영 – 종교(심)성 탐구에서부터 1) 선도(仙道)문화 참조바람
3)「종교문화경영학」은 제 9장 종교문화경영(지도자)학 - 보편적 사회가치 창출과 환원과 연계성이 있으니 참조바람.
4) 제 8장 종교문화경영(지도자)학의 단계와 과정 Ⅲ. 종교문화경영의 13단계와 과정 11. 종교문화경영의 11단계 참조바람
5) 제 9장 종교문화경영(지도자)학 – 보편적 사회가치 창출과 환원 Ⅱ. 종교문화경영학의 길, 공동선(共同善)의 실천(實踐)으로 2. 역사인식과 종교문화경영 – 종교(심)성 탐구에서부터 2) 불교 참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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