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종교문화경영의 10단계 – 문화조화(文化調化 culture harmonization)
조화(調和)와 융화(融和)라는 개념은 이 책에서 동일한 의미를 가진 용어로 사용되었다. 조화(調和)의 개념은 최소한 두개 이상의 다른 요소가 주어진 역할에 적합하게 균형을 이루고 화합(和合)하여 일체가 되도록 한다는 뜻이다. 문화조화는 타문화의 요소와 형상이 기존 사회문화에 융화되어 문화의 토착화로 진행되어가는 현상이다. 문화조화의 상태가 상호간에 충돌 없이 화목(和睦)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각자가 여러 가지 공동의 책무를 전가(轉嫁)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사상적 논리와 자타이리(自他以利,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의 원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조화의 의미와 함께 사용해도 무방한 것, 조화의 의미를 대신할 수 있는, 고대로부터 사용된 정신문화의 개념이 융화다. 융화는 서로가 사이좋게 어울려 화목하게 하고 화합한다는 뜻이다. 조화 없이 융화가 이루어 질 수 없고 융화되어야 상호간에 화목(和睦)하게 조화를 이루어서 화평(和平)하게 된다. 따라서 문화조화가 문화융화와 같은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현대과학기술이 학문과 문화와 연계되어 발전되면서 통합적인 안목에서 융합(融合)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종교사회문화의 전개와 종교문화경영학의 과정에서 고찰해보면, 문화융합보다 문화융화 또는 문화조화가 원론적이고 본질적인 개념이라고 판단된다.
1) 문화조화(文化調化 culture harmonization)
문화조화의 대상은 지역문화를 대표하는 기존의 토착문화다. 토착문화와 조화롭게 잘 융화되어 발전된 것이 인류문화사로 전개된다. 문화의 조화는 시대적 특성과 상황에 따라 보편적인 분야와 특수적인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보편적인 분야가 유일신사상에서 나온 문화의 꽃이라고 일부에서 말하고 있으나 세계사적 안목에서 통찰해보면 그러하지만은 않다. 그리스도교 사상과 문화는 타 지역의 고대 그리스-로마문화와 사상을 받아들여 형성된 신앙단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형적 특색과 풍토에 따라 각 나라마다 독특한 사상단체와 신앙단체(religion)문화가 인류문화사 안에 존재하지만 유일하다고 하는 문화는 희박(稀薄)하다.
문화의 본질은 상호간의 교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혁신을 통해 점차적으로 성장 발전하여 지역적인 상황에 걸맞게 동화되고 융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수용하여 주어진 여건과 시대적 흐름에 따라 조화로움을 보태어 개성과 향토적 특색이 살아있도록 발전시킨다.
인류문화사 가운데 국제적인 공인단체로 발전된 세계보건기구((世界保健機構,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WHO가 노력하는 세계적인 전염병관리와 치료는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에 대한 정보공유와 공개 및 유전자분석은 상호간의 협업(協業)속에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류건강과 생명문화를 위한 세계적인 책무는 동서간의 구분 없이 상호 협조적이며 조화롭다. 따라서 다양한 문화의 조화는 인류문화사를 성장ㆍ발전시키는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였고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 문화사는 또한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고 관조할 수 있는 정신적 문화이자 생명문화의 얼굴로서 보다 나은 미래의 문화를 이끌어 나아가게 한다. 그와 같은 문화조화의 수많은 사례 중에 하나가 이스탄불에 위치한 소피아교회로 손꼽히고 있다. 그 교회 안에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그 교회는 세계의 많은 관광객이 찾아가는 문화의 명소가 되었고 동서의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는 상징성을 대표한다.
그림 23 그림 24
터키(Türkiye)국가의 현재 최대 도시이자 세계적 문화관광지가 이스탄불(İstanbul)이며 그곳의 소피아 교회(Hagia Sophia)는 수많은 여행객들의 탐방코스가 되었다. 터키국민의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으나 동로마 가톨릭의 대표적인 소피아교회가 오랜 세월 동안 그곳에서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기만 하다.
소피아교회의 내부에는 초기 그리스도교 성화(聖畵)가 있고 그 성화는 이슬람교의 독특한 의례적 장식물과 함께 공존되어 있다. 그러한 공존의 모습은 역의 합일(=반대의 일치 coincidentia oppositorum)의 원리에 의해 절묘한 조화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문화조화의 모습은 또한 동(東)과 서(西),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 문화와의 접촉을 통해 남겨진 인류문화유산의 공존영역으로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1)
각주
1) 소피아 교회는 비잔틴(Byzantine)제국의 가톨릭교회이며, 오랜 시일이 경과되었음에도 그 원형을 유지하고 있고 이슬람문화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교회건축양식은 현재의 건축기술로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불가사의하다고 한다. 그 교회는 비잔틴 양식의 견본이자 모델이지만 회교(回敎)사원 양식의 모델이 되었다. 오늘날 이슬람 회교사원을 보면 가운데 거대한 돔(dome)과 보조돔으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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