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장 종교문화경영학-단계와 과정

12. 종교문화경영의 12단계 – 6) 다이어그램(diagram) 17 – 문화세속화(文化世俗化 ④ 그리스도교의 세속화와 정명(正名)사용의 필요성에 관하여

학담(學潭) 2019. 9. 17. 07:56

④ 그리스도교의 세속화와 정명(正名)사용의 필요성에 관하여

 

고려시대(918~1392)에도 존재했던 유가(儒家)사상이 조선건국시기에는 국교(國敎)가 되어 유교(儒敎)라고 했다. 근대화시기에 조선(朝鮮)의 유교가 서구의 그리스도교와의 만남은 문화충돌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시기에 역사적 사건과 국제적 침략사건들이 발생했다.

 

서구 그리스도교에 대한 조선의 종교문화경영정책은 이미 위에서 분석하였듯이 실사구시를 중요시했다. 조선의 역사기록자는 정명사상(正名思想)에 유념(留念)하고 그리스도교의 신앙단체와 연계된 모든 사건을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인 개념을 선택하여 분명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그들은 구한말 시대에 서구에서 전파된 학문을 서학(西學) 그리고 서구의 신앙단체들을 통틀어 서교(西敎) 또는 야소교(耶蘇敎; 가톨릭, 정교회 및 개신교 포함)라고 기록했다.

 

야소교는 차후 예수교라고 호칭되었고 또 그렇게 조선사(朝鮮史)에 기록되었다. 예수와 예수 그리스도라는 명칭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신학적인 관점에서 간략히 살펴보자. ‘예수’의 어원은 여호수아에서 유래했고 여호수아의 본명은 호세아(הושע)였으나(민 13:8) 모세가 그를 '여호수아'(민 13:16)라고 불렀다.

'여호수아'(יהושוע)를 히브리어로 예호슈아(Yehoshua)로 발음된다. 그러나 예호슈아가 그리스어 바이블에 이에수스(Ἰησοῦς)로 번역되었고, 라틴어로 이에수스(Iesus)로 기록되었다. 이에수스(Iesus)의 'I'가 영어 발음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Jesus'로 표현되었으나 Jesus를 미국, 영국발음 그대로 말하면 ‘지저스’가 되어 어떤 교파는 지저스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았음이니라”(신 21:23)이라는 규정에 따라 예수라는 이름이 '저주 받은 자'라는 뜻으로 판단하여 일부에서는 예수 대신 예슈아(ישֵׁוּעַ, Yeshua)라고 말한다.

 

유대인은 토라〔Torah 율법서; 모세오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에 따라 예수를 저주 받은 자로 인식하고 있어 그리스도인의 신앙사상과 상반적이다. 히브리어 예호슈아 마쉬아흐(יהושוע משׁיח)를 그리스(헬라)어로 옮기면 예수스(Ίησους) 크리스토스(Χριστός)이고 이를 한글로 번역된 것이 예수 그리스도다. 하지만 ‘예호슈아’의 개념에는 야훼(הוה YHWH, Yahweh)가 구원하다, 야훼의 구원이라는 ‘마쉬아흐’(기름을 붓다, 바르다는 뜻)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스도교의 신앙단체에 속한 사람을 통틀어 크리스천(Christian)이라고 한다. 크리스천의 개념을 바이블에 의거하여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리스도인”1) 또는 그리스도(교) 교인이며 그의 단체가 “그리스도교”2)이다. 그리스도교에서 분파된 프로테스탄티즘이 개신교 또는 복음주의(적인) 교회(Evangelische Kirche)로 호칭되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基督敎)라는 개념은 1962년 1월 1일부터 주로 한국개신교(改新敎)단체에서 사용되었다. 그 해는 정치적으로 단기(檀紀)사용이 중단된 이후 서력기원(西曆紀元)을 사용한 시기가 된다. 혹자(或者)는 그리스도교의 음역(音譯)이 기독교(基督敎)라고 하나 불분명(不分明)하다. 기독교라는 문자적 의미는 생각보다 상상을 초월하며, 그 의미와 의의는 위에서 설명된 그리스도교의 개념과는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그리스도교 또는 그리스도교의 개신교를 ‘기독교’라고 표현하고 일반적인 개념으로 사용되는 것은 그의 원형과 의미를 손상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절대적 신념체계와 신앙적 우월사상에서 표현된 한국의 기독교라는 개념은 로마가톨릭이 세계를 그리스도교화(Christianization)시키고자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한국 개신교단체의 사상과 신앙심이 타(他)단체보다 대단히 독특하고 색다르다는 차원에서 기독교라는 용어로 표현했겠지만 기독교라는 개념은 오직 한국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방송사까지 가톨릭과 개신교가 포함된 개념으로 기독교라고 말하고 표현되고 있어 용어사용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올바른 개념사용이 또한 그 나라의 얼굴이자 품격을 대신하고 있어 정명사상의 필요성이 시급하다. 오늘날 개신교(改新敎)의 광폭(廣幅)적인 발전과 인재들이 국가와 사회의 여러 단체 그리고 학교 등에서 중요한 위치에 포진(布陣)되어 있어 그 영향력은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한국 개신교신학에 의하면, 개신교가 기독교이며 예수사상의 중핵이 기독교라고 한다. 그와 같은 개념들이 어느 정도 세속화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하지만 토착화되지 않으면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개신교의 명칭이 기독교라는 고유명사의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합당한 가에 대한 논구와 지혜로운 대화는 열려있다.

 

기독교라는 명칭과 버금가는 신앙단체가 서로마 한국 가톨릭이다. 한국 가톨릭은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천주교(天主敎)라는 용어를 스스럼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교인이 사용하는 ‘천주교’와 ‘기독교’라는 개념은 오직 한국 땅에서만 사용되는 국내용이지 국제사회에서는 어디에서도 통용되지 않고 있다. 예컨대 영문으로 한국 가톨릭(Catholic in Korea), 한국 개신교(Protestantism in Korea) 또는 한국 복음교회(the Evangelical Church in Korea)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서구에서는 국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총괄적인 개념이 그리스도교이며 그를 분파별로 세분화시킬 때 서로마 가톨릭, 정교회, 프로테스탄티즘 또는 복음교회라고 표현되고 있다.

 

서구사회에서의 정명(正名)사상과 정명사용은 어릴 때부터 그리고 학교에서 또 일반사회에서 구체적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시킨다. 동양의 사상단체에는 유일신이 없어 religion이 아니라고 서구인들은 어려서부터 교육받았다. 그들은 동양의 사상단체를 religion의 하위개념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사상적 이념주의를 분류하여 ~ism으로(예를 들면 Shamanism, Confucianism, Buddhism, Taoism, Hinduism)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아이러니(irony하게도 가톨릭(Catholic)의 원형의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Catholicism이라는 개념이 있다. 그 개념에서 서구 그리스도교의 보편성이 담긴 문화와 종교적 심성은 그리스-로마신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문화적 습합사상과 토양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Catholicism 외에도 프로테스탄티즘(protestantism), 에반젤리즘(evangelism) 등의 용어가 복합적으로 혼용된 상태로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초대 그리스도교의 원형과 출발은 일반적 사상단체였지 유일신을 주장하는 하나의 religion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유일신 신앙의 개념으로 탄생한 religion의 용어는 아우구스티누스부터 시작된 그리스도교의 정교한 논리구성작업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후에도 그리스도교의 교리와 문화가 그리스-로마문화와 지속적인 문화학습과 융화과정을 수용하면서 그리스도교의 religion이 유일한 ‘진리의 religion’으로 재탄생되었고 오늘날에도 그렇게 사용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서구 그리스도교의 본래 사상과 문화는 syncretism이며 한국 그리스도교도 토착문화와의 습합사상을 거쳐 세속화의 과정에 있다.

 

한국의 공동체사회문화에는 샤머니즘, 선교, 유교, 불교, 도교 그리고 서교(西敎)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융화되어 한국인의 정신문화사상은 중층(重層)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의 종교심성(宗敎心性)이 한국종교사회문화의 정신적 기반이자 핵심요소라고 분석된 것은 다음 다이어그램 (diagram) 18 ‘한국인의 정신문화사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각주

1) 『성경전서』, 대한 성서공회, 서울, 2009, 마 23:63, 막 14:6, 눅 22:67, 요 4:29, 행 11:26, 26:28, 고후 13:5, 13:7, 골 4:17, 벧전 4:16 -바이블의 장과 절은 이 책에 별도로 첨부한 부록의 약자표에 의거함-

2) 『성경전서』, 대한 성서공회, 서울, 2009, 사도행전(행) 9:21, 19:23, 24:14, 22, 히(브리서)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