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리스도교문화 – 개신교문화와 현황
한국 서로마 가톨릭문화에 대해서는 이 책의 제 3장 하늘(天)사상과 종교성 Ⅱ. 한국인의 종교(심)성 6. 서교(西敎; 그리스도교)적이다. 제 4장 종교와 문화의 습합(習合)사상 Ⅱ. 종교문화의 습합사상 2. 한국 서로마 가톨릭 단락에서 다루었기에 생략한다.
1871년 5월 미국은 군함 5척을 강화도로 몰고 와서 강제적으로 통상(通商)과 수교(修交)를 요구했다. 협상이 결렬되자 미국은 6월 10일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에 설치된 초지진(草芝鎭)공격하며 초지진상륙작전을 단행했고 수륙(水陸) 양면공격으로 초지진을 초토화시켰다. 이로 인해 최초로 조ㆍ미 전쟁(朝ㆍ美 戰爭)이 발생했다. 그 사건은 미국의 조선침략사로서 신미양요(辛未洋擾)로 기록되었다. 어떤 학자들은 근대화의 시기를 1871(辛未, 고종 8)년으로 보고 있다. 1882년 5월 22일 조선과 미국이 제물포에서 체결한 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은 공식적인 개항(開港)의 시기를 알렸다.
1885년 미국 개신교의 조선선교정책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같은 해 4월 미국의 북(北)감리교 소속인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1858~1902)와 북장로교 의료선교사 알렌(Horace Newton Allen, 1858~1932)이 조선에 입국했다. 그들에 의해 서구의 의학기술과 개신교문화 및 사상이 합법적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조선인은 예수사상과 서구문화를 주목했고 그리스도교의 영성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서구의 개신교가 상승세의 물결을 타고 조선의 근대화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유교의 전통적 이상향이 침몰되기 시작했다. 급변하는 사회적 격랑(激浪)의 파고가 휘몰아쳤다. 인간의 존엄성과 존재에 대한 이해와 의식도 변화의 시대를 맞이했다.
① 인간은 사색하는 존재(homo sapiens)이자 종교적 존재(homo religiosus)라고 한다. 한국근대화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 되어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들은 본래 천제문화를 승계한 천손(天孫)의 민족이었으나 유대민족의 선민(選民)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한다. 예수의 으뜸사상이자 그의 실천사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무엇인가? 그에 대한 답은 박애사상(“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마 22:39)과 청빈사상이다. 그와 연동된 빛과 소금의 역할, 용서와 회개에 합당한 열매 맺기 등은 세계적인 종교(宗敎)메시지로 손꼽힌다. 그의 가르침과 행동은 미래의 천년세계가 아니라 오늘의 지상천국을 만드는데 가장 큰 핵심이 된다. 예수가 가르쳐준 주기도문(主祈禱文)에는 하늘 님(God)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며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고 서로의 죄와 허물을 용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스도교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자랑하고 있는 주기도문과 산상수훈(山上垂訓) 팔(八)복음(福音)1)은 예수의 수행사상이자 실천이념이며 미래세계에 대한 동경이 아니라 현실과 유리되지 않은 오늘의 삶에 보편적 가치를 두고 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호응과 감동을 줄 수 있어 그리스도교의 종교문화경영의 요체이며 종교문화경영지도자가 눈여겨 볼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개신교는 정치적 사회적인 운신(運身)의 폭을 넓혀가면서 신(新)문화경영의 혁신적 모습이자 인재경영 및 교육문화경영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1950년 개신교 신자였던 고(故) 백낙준(白樂濬, 1895~1985) 박사는 홍익인간이념을 교육이념으로 하자고 한국교육심의회에 제안했다. 국조단군(國祖檀君)의 개국이념인 홍익사상이 교육이념으로 채택되었다.
② 예수의 박애사상과 그를 믿는 자는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하나님 안에서는 만민이 평등하다는 사상은 근대 조선사회에 등장한 동학사상 못지않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동학사상에 없는 서교(西敎)의 부활과 구원의 논리는 신앙적 차원에서 미래의 희망이 되었고 서구적 테오스(theos)의 세계를 알렸다. 그뿐만 아니라 예수를 믿고 영생의 문을 두드려야만 그 문이 열린다는 영혼구원론은 그리스도교의 정신세계를 설명한 것이다.
목회자의 설교요소들은 의타적 신앙이자 기복(祈福)신앙이었지만 하나님의 축복과 구원론, 죽어도 영원히 살 수 있는 영생론(永生論) 등은 오늘의 위안과 미래의 비전이 되었다. 그러한 신비적인 요소들은 영성적 호소와 감응(感應) 및 응감(應感)체험 등으로 이어졌다고 신앙인은 간증했고,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신앙의식은 희망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와 연관된 개신교의 설교방향은 세칭 부흥회를 통해 감추어진 신(deus otiosus)을 신앙인의 마음속에서 다시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부흥회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어느덧 몸에 전율(戰慄)을 일으켜가면서 신의 은총과 사랑을 감지(感知)하고 내재적 테오스(theos)을 경험했다고 간증(干證)한다. 한국 개신교단체는 유일신 신앙단체로서 신(God)의 위대함과 신의 아들 예수, 예수믿음을 통해 천당과 부활, 영생(永生)추구, 회개, 용서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 등을 주장했다. 개신교는 신의 사랑과 용서 그리고 미토스(mythos)사상 등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시대적 존재로, 신지식인의 양성(養成)단체로 등장했다.
③ 한국개신교 신학 및 교회사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교리서 중에 하나가 삼위일체론이 있다. 그 논리에 의하면,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앙고백’을 통해 성자(聖子)예수는 성부(聖父)와의 일체이자 성신(聖神)으로 동일시(identification)되었다. 부흥회를 통해 신체험, 예수체험이 영성운동이자 성령운동으로 연결되었다.
테오스의 경험과 영성운동은 주(主) 예수의 이름으로 전개되었기에 오직 예수믿음만이 개신교신학의 핵심구원논리이자 신앙의 근거가 되었다. 그와 같은 신학논리와 영성운동은 한국개신교회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으며 개신교의 세력을 형성하고 다지는 주춧돌이 되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파란(波瀾)을 일으키고 있는 오직 ‘예수신앙은 천당, 불신은 지옥’이라는 외침은 일부 신앙단체의 주장이 되었다. 그 단체에만 적용되는 신의 사랑과 축복, 구원과 부활, 천국과 영생 등의 개념과 그에 대한 신앙은 스스로 근본주의신학을 대변한다고 하지만 기복신앙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④ 사회적 등대이자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했던 한국개신교단체가 본래 모습을 상실하여 기형적으로 형상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보고자 한다. 오늘날 한국의 그리스도교, 특히 개신교는 오래 동안 예수신앙을 통해 구원과 천당 그리고 죽어서도 영생할 수 있다고 외치며 교세를 확장시켰다.
대형교회의 건축물이 많이 늘어났고 목회자는 국민의 4대 의무 중에 하나인 세금납부의 의무도 면제된 상태에 있다. 교인의 헌금에서 나오는 목회자의 사례비에는 세금이 부여되지 않고 있다. 조세형편상의 문제가 국민적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국회에서 제대로 다루고 않고 있어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지만 다양한 대형교회의 성직자들은 선민의식 또는 특권의식을 가지고 요지부동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교회는 주식회사나 기업카르텔(Kartell, a cartel)과 유사한 조직이 되었고 그 조직은 물론 막대한 자금과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일부 목회자는 정치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성직자의 길보다 부와 권력 그리고 탐욕에 눈이 멀어 속세에서 방황하고 이탈된 행위들을 보여주고 있다.
소수의 목회자들이 자신의 자식에게 그들이 담당했던 교회와 재산을 물려주고 있어 목회의 세습화(世襲化)가 진행되어 온지 오래되었다. 개신교문화의 세속화(世俗化)보다 목회자의 세습화가 신속하게 이루어지면서 일반인들이 말하는 ‘주식회사 예수’2)라는 악평도 벌써 10여 년 전부터 거침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들은 예수의 사상과 대의 그리고 가치는 사회적 환원가치에 있고, 교회와 목회자의 자정(自淨)운동과 직접 연동되어 있음을 설명하면서 목회자의 세습화와 이탈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현대 한국개신교단체는 혁신적인 논제나 국민들에게 호응 받을 수 있는 자발적인 정화운동이 부재한 상황에 놓여있다.
⑤ 작금에 이르러 진보주의적인 의식을 가지고 활동하는 한국개신교단의 많은 목회자, 신학자, 신학생과 신앙인이 한 목소리로 한국 개신교의 정화와 개혁을 외치고 있다. 1517년 서로마 가톨릭의 부패함과 면죄부판매에 반기를 들고 가톨릭의 개혁을 외친 그 당시의 반항아(Protester)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와 그의 추종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진행시켰던 가톨릭의 개혁이 본질과 다르게 좌초되었으나 오늘날의 프로테스탄티즘(Protestantism) 즉 개신교로 발전되었다.
2017년은 세칭 종교개혁 500년이 되는 해이다. 하지만 한국의 개신교가 스스로 대내외적으로 혁신과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개신교의 개혁을 주장하는 많은 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고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들이 한국의 다종교사회문화의 영향을 받았으나 그들의 종교성은 그리스도교(西敎)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에 소속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도 바이블의 이해가 높고 예수의 박애사상과 십자가의 도를 말하고 있어 인도주의적 사상과 틀은 서교적인 문화상식을 가지고 있다.
각주
1)산상수훈 팔 복음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다. 안병로, 『그리스도교의 검과 평화』, 37~46쪽 참조바람.
2) 주식회사 예수라는 말은 로리 베스 존슨(Laurie Beth Jones)저서 『최고경영자 예수 Jesus CEO』에서 비롯되었다. 그의 책을 번역한 사람은 송경근과 김홍섭이며 1999년 서울 한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2001년 같은 출판사에서 『주식회사 예수』라는 책명으로 재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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