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종교(宗敎)와 Religion

3. 렐리게레(religere)의 의미

학담(學潭) 2019. 7. 28. 12:47

3. 렐리게레(religere)의 의미

 

키케로가 사용한 단어 렐리게레(religere)는 그리스도교의 사제, 성직자, 학자들에게 유일신을 상징하는 신앙대상의 개념으로 점차적으로 폭 넓게 해석되었고 그들의 입장에서 성(聖)과 속(俗)의 대상을 구별하는 시금석이 되었다. 예컨대 누미뇌제(numinöse)이라는 개념은 religere와 연계시켜 영적인 성스러움(Das Heilige)으로 표현되었고 그 용어는 그리스도교인의 ‘성스러운 대상물’로 재해석되었다. 그것은 심신(心身)으로 체감하고 감응(感應)할 수 있는 초자연적인 힘, 신적인 권능이 내재된 상징성이 되었다. 성스러움과 반대되는 개념이 세속(世俗)됨이다. 

 

그리스도교의 성스러움에 대한 의미부여는 해석학적 또는 생철학적 차원에서도 발견된다. 종교(철)학적 관점에서 사용된 용어 ‘렐리게레’(religere)에는 그와 연관된 부속사 렐리기오스우스(‘religiosus’)가 있다. 렐리기오스우스는 신과 인간이 만날 수 있는 거룩한 장소 또는 날(日)로써 사용되었다. 그러한 의미에는 ‘신에 대한 두려움’과 ‘경건’이라는 용어가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그리스도교는 라틴어 ‘religiosus’ 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religion문화를 발전시키면서 인간의 모습은 신의 형상이며 그의 성품(性稟)에 신성(神性)이 깃들여 있다고 했다. 서구 그리스도교대제국의 ‘religio’의 개념이 중세시대에 유일한 진리의 상징이 되었다. religion은 진리의 religion로서 교황중심의 유일신 신앙공동체와 조직체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신앙용어이자 통치용어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서구의 religion은 정신문화경영의 중핵이자 통치와 신앙문화의 좌표가 되었다. 그 당시 예수의 청빈한 삶과 평화사상을 승계하여 실천적으로 이어가는 수도원과 수도사의 신분과 위상은 존귀했다. 수도원공동체문화 속에서 금욕적 삶, 독신자, 복종 그리고 엄격한 기도생활 등은 이어졌다. 성직자의 존재가치와 의의는 아래와 같이 드높게 설명되었다.  

 

(사제나 수녀의) 종교적 신분(위치)은 완전무결한 위상이다. 

          (der status religionis ist der status perfections)

 

현대 종교(철)학이나 신학논단에서 religion이라는 단어는 미증유 세계의 상징이자 신앙단체의 비전(vision)으로 설명되었다. 그것은 신비스럽고 영원한 세계에 대한 동경(憧憬)이자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이상(理想)세계의 표현이다. 가현(假現)적 상징(象徵)은 신앙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유일신 religion(신앙)과 종교(宗敎)의 차이점 그리고 속성 등을 현대적 안목에서 탐구하는 것은 공동체사회문화에서 필요한 종교문화경영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종교(宗敎)와 religion에 대한 분리ㆍ분석하는 인식과 구별해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심화(深化)적인 학습차원에서 Religionswissenschaft(렐리기온스비센샤프트, 종교학)의 이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