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장 종교문화경영(지도자)학 – 보편적 사회 가치 창출과 환원

2. 역사인식과 종교문화경영 – 종교(심)성 탐구에서부터 12) 종교문화경영의 영성적 모델 –프란체스코 수도원

학담(學潭) 2019. 9. 18. 08:53

12) 종교문화경영의 영성적 모델 –프란체스코 수도원

 

중세시대 유럽의 수도원 중에 프란즈 폰 아씨시(Franz von Assisi, 1181/82~1226)에 의해 설립된 프란체스코(일명 프란체스카) 수도원이 있다. 그 곳에서 유래한 기도문 중에 독일어로 작성된 프란시스코의 ‘평화의 기도문’을 원문에 가깝도록 번역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오! 주님이시어, 

나를 당신의 평화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증오가 있는 그 곳에 

내가 사랑을 예행(豫行)하고,

멸시받은 곳에서 

내가 용서하고,

싸움이 있는 곳에서 

내가 화합하고,

절망으로 고통 받는 곳에서 

내가 희망을 일깨우고,

어두움이 다스리는 곳에서 

내가 하나의 빛을 밝히게 하고,

고뇌가 있는 곳에 

내가 기쁨을 가져다주게 하소서. 

 

아! 주님이시어, 

당신은 나를 노력하게 하소서,

내가 위로받으려고 하지 말고, 

내가 위로하게 하고,

내가 이해되어지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이해하게 하고,

내가 사랑받으려고 하지 말고, 

내가 사랑하게 하소서.

그러한 곳에서 희생하는 자는 받으며,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자는 찾으며, 

용서하는 자는 용서를 받을 것이며,

누가 그곳에서 죽으면, 

그는 영원한 삶으로 소생하기 때문입니다.”1)   

 

위의 기도문은 교권과 인종 그리고 종파를 초월하고 있어 현대사회에서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프란체스코 수도원의 ‘평화의 기도문’을 소개한 목적은 먼저 마음경영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내 자신이 선행의 주체가 되어야하며 각 신앙단체들이 공동선 실천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데 있다. 선(善)을 지향하고 선덕(善德)을 쌓아가는 종교적 가르침과 실천은 공동체사회에 도덕적 가치 환원으로 그 의의가 크다. 

 

매일 매일 수도원의 기도문암송(暗誦)을 통해 초심(初心)이 흔들리지 않도록 특히 수도자(修道者)는 영성생활을 했다. 성직자는 특히 예수의 청빈사상을 삶의 모델로 삼았고 빛과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자 노력했다. 신앙인은 타인과의 소통은 물론 타인을 위해 호의적인 관심과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도움을 주고자 힘썼다. 소통경영의 진정성은 심적 발로(發露)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마음을 나누는 마음의 경영(心經)이며 마음경영은 모든 경영의 근간이 된다. 

 

① 유럽에서도 오래전부터 순수한 자아의식을 찾아가는 수행방법으로 내면세계를 밝히고자 하는 영성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밝고 순수한 인간의 본래 마음을 일깨워 주는 것이 인성함양교육이며 그의 실천은 영성운동과 함께했다. 인성함양교육은 마음의 밭(心田)을 갈고 가꾸어서(心耕) 선의 씨앗을 그의 밭에 파종하여 경영하는 것과 같다. 인간이 순수한 본래의 마음을 되찾아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은 사상단체와 신앙단체의 범주를 초월하여 정신적으로 서로가 하나 됨을 추구하는 길이다. 그 길은 사람의 마음을 감싸주고 영혼을 위로하며 광명의 길로 이끌어 주기 때문에 사상적 음지(陰地)에서 양지(陽地)의 문화영역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모든 종교와 신앙단체가 양지의 종교문화로 자연스럽게 본래의 얼굴을 드러내고 공동선 실천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국제적인 패러다임과 주어진 시대상황의 요청에 부응하여 새로운 종교문화경영의 시대를 열어가는 것과 연결되었다. 인류의 생명을 중시하고 살리는 것은 국제적으로 큰 호응을 받고 있어 인도주의실천사상과 부합된다. 인도주의실천은 국내사회는 물론 국제적으로 도덕적 가치창출과 사회적 가치 환원으로 이어진다. 

세계의 모든 신앙단체가 폐쇄적인 음지(陰地)문화에서 속삭이는 자아도취적 우월주의행태에서 벗어나고자 애쓰고 노력한 정황은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따라서 국내외의 수많은 신앙단체가 앞으로 과학철학의 이해와 의식을 통해 환골탈퇴(換骨奪胎)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감퇴(減退)하고 둔퇴(遁退)되어 존폐상황의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현대사회에서 젊은 층 신앙인의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기존의 신앙단체를 가까이 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그 단체에 대한 실망은 물론 과학적 사고방식과 시대적 패러다임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외 신앙단체가 공동체사회의 한 일원으로써 새로운 종교문화경영의 패턴에 눈을 돌리고 있지 않고 구태 속에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중요 원인가운데 하나가 된다. 각각의 단체가 지구촌시대를 맞이하여 진리탐구의 문을 열어 놓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단체가 또한 해결해야할 사안 중에 하나가 종교문화의 뷔페화시대를 넘어서 과학적 종교사상과 생명의식을 고취하는 것이다. 그것은 시대문화에 적합한 메시지를 전하고 이웃 사람과 함께 공동선실천을 촉구한다.

 

현대인은 정보화시대와 다양한 첨단문명의 이기(利器)를 활용하여 공개된 신앙단체의 신성한 영역까지 영상이나 그림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 볼 수 있어 그의 사상적 의미와 향기 등을 의미하며 탐구할 수 있다. 과학철학의 안목에서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따르는 그의 결과물이 무엇인가를 심사숙고하여 발견하고 가치 환원과 창출을 위해 선도(先導)할 수 있는 역할은 종교문화경영(학)의 발전적인 중심과제를 제시한다.  

 

② 종교문화의 뷔페화 시대를 거쳐서 지구촌시대의 우주일가라는 정신문화의 메시지는 펼쳐지고 있다. 각 사상단체와 신앙단체의 시대적 형상과 형국이 뷔페식당의 메뉴로 비유해 본다면, 그들은 인류문화의 뷔페식당위에 놓인 다양한 정신문화의 유형이 된다. 사람들은 그러한 문화메뉴를 보고 문화식당위에 차려놓은 사상적 영양분과 가치 및 특유의 향기 등을 자연스럽게 음미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세계적 뷔페식당의 훌륭한 메뉴라고 자부하고 있을지라도 고객의 취향과 입맛에 맞지 않은 음식, 신선하지 않는 음식은 먹지도 않고 손도 대지 않는다. 자신의 입맛에 따라서 맛이 없거나 맞지 않는 문화뷔페상의 사상적 양식(糧食)은 다시 먹으려하지도 않는 것은 개개인의 입맛이자 속성이며 또한 개성이다. 

현대인은 개성을 존중하며 개성이 강한 다문화시대에 살고 있다. 다문화시대에서 음미할 수 있는 다양한 음식문화의 속성처럼 각자의 고유한 정신문화의 속성은 종교(심)성이자 문화심리의 근간이 된다. 그것은 신학의 범주에서 벗어나 예컨대 문화인류학, 민족학 그리고 종교(철)학 등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보편적 이념과 속성은 종교문화경영에서 바라보는 세계인의 정신적, 사상적 취향으로 비유할 수 있어 인류문화의 특성이기도 하다. 다만 보편적 인류문화의 목적과 특성은 공동선을 추구하며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그것은 동서가 따로 없는 불변의 진리가 된다. 여기에 종교문화경영에 대한 현실과 내일의 방향은 과학철학으로 분석하기 위해 최소한도 종교학과의 교육체계와 계도(啓導) 등이 다방면에서 운용되어야 한다. 그러한 요소들이 학문의 영역에서 사회적 영역으로 연결되어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로 환원될 수 있는 결과물로 드러나야 한다. 그 결과물의 진가(眞價)는 또한 세계적 차원에서 합목적이고 보편적 진리가 되어 널리 각광받을 수 있다. 

 

 

각주

1) 안병로, 『그리스도교의 검과 평화』, 지성인, 서울, 2016, 1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