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 그리고 내일

염화미소(拈花微笑)

학담(學潭) 2021. 9. 7. 18:13

염화미소(拈花微笑)

꽃을 집어 들고 미소(웃음)짓다.
-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다. -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어원은 영산회상거염화(靈山會上擧拈花)에서 찾을 수 있다. 말로 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심법(心法)을 뜻한다.

석가모니(釋迦牟尼)가 인도 고대 마가다국의【영축산(靈鷲山 388m; 독수리 취(鷲)자가  2001년 불가(佛家)에서 통일적으로 ‘축’으로 읽히고 있다. 경남 양산의 영축산(1081m)은 영취산, 취서산이라고도 한다.】에서 많은 제자들에게 설법을 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꽃들이 마치 비가 내리듯이 떨어졌다고 한다.
석가모니가 그중에 연꽃송이 하나를 들어 보였으나 제자들은 그 의미를 모르고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오직 마하가섭【Mahā-kāśyapa, 摩訶迦葉; 葉은 잎 엽이나 고을이름 섭이라고도 한다.】만이 그 뜻을 알아채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이야기는 ‘대범천왕문불결의경’(大梵天王問佛決疑經)에서 찾을 수 있다.
석가는 자신이 스스로 체득하고 증득한 불가사의한 진리【정법안장(正法眼藏)과 현묘한 깨달음 등을 말이나 문자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경지의 불법, 즉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 미묘법문(微妙法門) 등】를 가섭에게 전한 것이다.
정법안장은 모든 것을 꿰뚫어 통찰하고 간직하는 깨달음을,
열반묘심은 번뇌와 미망에서 벗어나 진리를 깨닫는 마음을,
실상무상은 생멸 경계를 초월한 불변의 진리를,
미묘법문은 진리를 깨닫는 마음을 뜻한다.

석사모니의  그러한 가르침들은 삼처전심(三處傳心) 중에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어 유명하다. 석가는 영산회상거염화(靈山會上擧拈花)외에도 다자탑【多子塔, Pahuputraka; 중인도(中印度) 바이살리Vaishali, 비사리(毘舍離)성 서북쪽에 있는 탑) 앞에서 설법할 때 가섭에게 자신의 자리를 반 비워 준 일(다자탑전분반좌 多子塔前分半坐),
사라쌍수(沙羅雙樹)에서 열반에 들 때 가섭이 오자 관에서 발을 밖으로 내민 일 등은 삼처전심의 대요로 전해진다. 석가의 뜻을 이어받은 가섭존자(迦葉尊者)는 10대제자 중에서도 상수제자(上首第子)로 알려졌고 불가의 법통을 말할 때 개조(開祖)가 되었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문자나 교리뿐만 아니라 암시적인 차원에서 마음에서 마음으로 제자에게 전해졌음을 차후 제자들은 깨닫게 되었다.
선불가(禪佛家)에서 잘 알려진 교외별전(敎外別傳),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란 개념도  삼처전심의 사례를 토대로 형성된 용어들이다.
 
그 무엇인가를 가르치거나 전달하려할 때 받아들이는 사람이  즉시 이해하고 그 의미를 올바르게 알아챈다면 그 이상 더 수월할 수가 없다. 법문(法文)을 학습(學習)하고 그와 병행(竝行)된 오랜 수행의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 도량의 경계이며 ‘이심전심’의 심법을 터득한 증득(證得)의 표상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라도 소홀이 할 수 없다.  

학담 21. 09.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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