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 그리고 내일

상아탑의 전당, 대학교의 서광(曙光)이여

학담(學潭) 2022. 5. 14. 14:38

상아탑의 전당, 대학교의 서광(曙光)이여

 

국내에서 학비내면 시간이 흐르는 대로 그러그러한 눈높이로 그럭저럭 대학졸업이 가능하다. 대학원과정에서 학사과정과 유사한 절차과정이 일정부분 진행되는 것은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비판의식을 가지고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자세에서 되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소수의 박사학위자의 논문을 누가 대신 작성해 주었다든지, 논문이나 참고서적을 인용했다는 각주가 없어도, 요리저리 짜깁기를 해서 학위논문으로 제출해도 무난하게 통과되었다고 하는 것이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다. 표절된 논문, 논문 품앗이 형태, 논문의 제2, 3 저자가 실제연구실적과 무관하게 남발되고 있다는 소문도 있어 참으로 어이가 없고 걱정과 실망이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위의 보도내용과 다소 연관성이 미흡하지만 함량미달의 학위논문, 부풀린 연구실적(논문 쪼개기 포함), 위조된 학위증도 있다는 괴소문(怪所聞)을 들은 적이 있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지역에 있는 것 같아 사실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인간에 대한 밝은 사상과 사유의 폭을 넓히는 상아탑의 목적보다 마치 쓸모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능공의 모습을 누가 만들어 냈을까? 학문의 전당이자 상아탑의 상징으로 알려진 대학교가 시대흐름의 야합(野合)이 아닌 상생의 차원에서 취업사관학교의 형상이 되었으나 본래의 사명과 역할을 다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요즈음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공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나름의 정치인들, 장관후보자들, 어떤 공직의 수장, 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모든 면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들은 더욱 자신을 위해 신독(愼獨)하는 자세에서 윤리, 도덕적으로 깨끗한 일상생활과 모습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것저것 다 가진 자들이 (원하는 욕구와 욕심이) 더하다는 선량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의견은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는 자성적이고 발전기회의 차원에서 구차한 변명보다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받아들이고 귀 기울어야 한다. 유행어처럼 널리 알려진 공익, 공정, 공공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한 공인의 자세가 한층 더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다수의 학구적이고 양심적인 학위소지자들은 일부의 현 정치인, 정치후보자, 장관후보자의 상황과 사태를 직시하며 또한 올바른 시정과 교육개혁에 공감하고 있어 미래 희망의 빛이 점차 서광으로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독일에서는 대학생입학식이 없으나 학과의 인솔자가 대학도서관에서 책 대여방법을 신입학생들에게 상세하게 가르쳐 준다. 도서관은 사시사철 만원이며 예의바른 도서관사용은 정평이 났다. 리포트 및 논문작성방법 등은 대학입학 전에 이미 배워 우리가 뒤늦게 사용하고 있는 연구윤리의식이 강하다.

이수학점 미달자는 졸업이 금지되어 있어 부정적인 행위가 허락되지 않는다. 누가 언제 졸업했는지 알아야 할 필요 없고 질문도 하지 않는 것은 한국처럼 떠들썩하게 하는 세레모니(ceremony)형식의 대학졸업식이 없기 때문이다. 입학의 문은 열려 있으나 졸업의 문은 정말 협소하기만 하다. 그와 마찬가지로 대학원의 박사과정은 더욱 혹독한 훈련과 담금질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어 누구나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한다.

박사학위를 받으면 전생의 죄가 탕감된다고 유머(humor)가 담긴 말을 하는 것은 그만큼 이루어 내기 힘들고 통과절차과정도 험난하기 때문에 학문적 연구결과의 중대성을 직, 간접적으로 설명한 부분이다. 학위논문의 최우수, 우수성은 창의적이고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안목에서 제시된 학문분야의 논리적 특징, 방법론, 실용성, 현장에서의 활용성 등과 그와 연계된 면접시험이 핵심을 이룬다. 심사위원들의 냉철한 분석과 종합적인 판단, 최종적인 결과와 평가는 특수 처리된 박사학위증서에 성적점수까지 상세하게 명기(明記)되어 있다. 그에 대한 심사위원들 각각의 서명(sign)은 모두가 존중하기 때문에 평생 동안 그들의 책임도 또한 뒤따른다. 그와 연관성을 가진 (교수)윤리위원회는 필요시 별도의 기구로 가동되어 주어진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다.

학위 받은 남자의 부인은 그동안 남편을 도와준 공로를 인정하여 일반적으로 명예박사와 같은 맥락으로 불러준다. 학위를 수여받은 사람은 예컨대 독일인의 신분증(Ausweis 아우스바이스-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같음)과 여권에도 박사, 교수박사의 명칭을 필히 기록한다. 윤리, 도덕적인 사명을 상기시키고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이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외국인일지라도 독일국가박사이자 세계적인 박사, 고급 전문 지식인으로 인정, 배려하고 보호하는 것만큼 독일에서 예우(禮遇)하고 여러모로 관리한다.

어찌 나의 조국이 이러한 유형의 나라보다 나아질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아있다.

이제는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요리저리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모양새로 따라하는 형국이나 상황보다 대의명분이 포함된 창의적인 길이 교육혁신의 한 부분으로 낮은 단계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 길 또한 21세기 백년대계(百年大計)의 국정교육과제와 무관하지 않은 길이다. 이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혜가 필요하며 뜻있는 분들이 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의 힘이 모아지면 새로운 교육풍토와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대체방안과 길이 열릴 것이다.

 

학담. 202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