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장 종교문화경영학-단계와 과정

11. 종교문화경영의 11단계 – 문화상황화 ㈎ 실존철학(實存哲學)과 실존문화철학(文化哲學)의 관점

학담(學潭) 2019. 9. 10. 08:42

1) 문화상황화(文化狀況化 culture contextualization)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K.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가 ‘한계상황’(Grenzsitu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인간이 한계상황에 도달하면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또는 대처하고자 하는 반응 속에 새로운 생생(生生)의 변화(變化)가 일어나지만 그러하지 못할 경우에는 생명력을 상실하기도 한다. 그러한 연유에서 야스퍼스가 인간이 ’상황-내-존재(狀況內存在; In-Situation-Sein)’라고 분석한 것처럼 그 시대의 공동체사회가 맞이한 문화를 시대적 상황-내 존재문화라고 한다. 상황 내-존재문화는 실존문화철학의 관점에서 문화상황화라고 표현한다.

 

문화상황화의 개념에는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사상단체, 신앙단체, 예술 등의 시대적 현상과 흐름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한 것은 사회적 또는 국가적 한계상황을 설명한 부분도 있다. 한계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도전적으로 일어나는 사회적 집단현상이나 움직임들이 행동의 한 축을 이루면 무슨 시대의 어떠한 문화상황화라고 한다. 문화상황화는 실존철학의 관점에서 어떠한 의의를 가지고 있는 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실존철학(實存哲學)과 실존문화철학(文化哲學)의 관점

 

실존철학과 실존문화철학은 모두 현재 생활문화(生活文化)와 직결된 것을 다루는 학문이다. 자연스러운 생활문화는 삶의 영위영역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어 보다 나은 것이 있으면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변화되기 마련이다. 생활문화가 제재(制裁)조치나 억압(抑壓)을 당하면 반작용으로 실존철학의 관점에서 그의 생명력을 살리고 보존하기 위해 궁리한다. 그러한 생명력의 요소는 실존문화철학인 측면에서 주어진 상황과 주변 환경에 의해 변화(變化)한다.

실존철학과 실존문화철학의 입장에서 문화(文化)의 개념을 살펴봐도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다.

① 사물의 형상ㆍ성질 등이 변(變)하면서 달라진다는 의미에서 사용된 개념이 변화다. 변화과정이 한계상황에 도달하게 되면 외적으로 정체(停滯)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새 그 상황이 다시 변하여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러하듯이 문화(文化)의 형성(形成)과 형상(形像)도 마찬가지로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하고 그 변화에 의해 또한 성장 발전하기 때문에 (상황)변화에 대처하기를 거듭해야만 생명력이 있는 존재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 형상으로 드러난 세상의 모든 존재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변하고 또 변하여 새롭게 변화되어 가는 것이 존재의 실상인 반면에 또한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은 본래의 모습과 다르거나 차이가 있어 때로는 허상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된 실상의 모습 또한 한계상황을 맞아하여 다시 변하기 때문에 화(化)의 개념은 천지자연이 만물(萬物)생성(生成)과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개념으로 보고 사용되고 있다.

 

만사 만물이 변화되어야만 새롭고 신선한 모습으로 단장(丹粧)되어 더 성장ㆍ발전될 수 있다. 따라서 변화의 섭리에 따르는 인류문화의 도전과 반응이 왜 중요한가를 역설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문화의 원형은 존재함에 있고 주체(主體)적인 인간에 의해 그 시대의 상황-내 존재가 된다. 그 존재는 다시 문화적 존재로서 자연스럽게 풍상우로(風霜雨露)라는 세련(洗練)된 변화과정을 거쳐야 성숙해지고 발전해 나아간다는 것을 철학적 의미에서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러운 변화과정은 실존철학의 형질이며 그것은 또한 가시적이고 비가시적인 측면 모두를 포함시킨 실존문화철학의 얼굴이 된다.

 

② 모든 사상단체와 신앙단체가 시대적 변화과정을 잘 분석하여 시대상황에 걸맞게 변화되어 다시 새롭게 생성된 (문화)모습으로 대응해 나아가면 공동체사회의 반응과 결과는 노력한 것만큼 값질 것이다. 그것은 또 시대적 상황내존재가치가 되어 사회와 국가에 나름대로의 가치 환원을 제공할 수 있고, 문화경영의 조화과정에서 토착화(土着化)의 방향으로 진행시키는 수순(手順)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신앙단체의 문화가 시대상황의 그 어떠한 요청에 반응하지 못하고 변화의 물결에 무대응(無對應)으로 일관하거나 거부하면 시대적 상황내존재가치가 크게 상실된다. 그러한 결과는 사회적 반감과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일으키고 공식적인 문제제기가 뒤따르게 된다. 공동체사회는 종교문화와의 소통과 교류 그리고 동화와 조화를 통해 다음 세대에 물려줄 올바른 역사적 문화가치를 창출하고 공존의식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종교사회문화의 상황화(狀況化)는 시대문화의 다양한 동향이나 상황적 사건에 따라 공감과 공존의식을 함께하는 소통문화의 영역으로 활성화되고 그 영역 또한 생명의 호흡으로 존재한다.

 

소통문화의 영역은 바로 소통경영에 대한 상호간의 시험절차과정이며, 역사적 상황내존재로서 거쳐야 할 도덕적 통과의례의 관문이 된다. 따라서 사상단체나 신앙단체는 현실적 상황내존재와 부딪치게 되어 갈등을 갖게 되거나 역으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와 같은 상황내존재는 성숙과 발전 또는 미숙과 퇴보, 퇴색과 기능마비 등의 가능성을 모두 가늠할 수 있다. 그와 같은 가능성의 척도는 눈앞에 드러난 임계점(臨界點, Critical point)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