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仙道)공부』라는 책이 나오기 22년 전의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병폐ㆍ병리상황의 한계를 느끼며 국민의 정신적 공황상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할 정도의 그 시기였다. 하지만 역(易)으로 보면 새로운 기운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외래(서구)문화와 고유문화와의 새로운 관계설정ㆍ모색과 결행에 대해 총체적 각성을 촉구하는 천명(天命)의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이때 한국의 정치ㆍ종교ㆍ사회ㆍ문화적으로 주목받으며 홀연히 나타난 인물이 봉우(鳳宇, 如海) 권태훈 선생(1900~1994)이다. 또한 그는 동방의 선인(仙人)이자 백두산족 주창자, 민족주의자, 독립운동가, 대종교 총전교(1982~1992)이며 1984년 출간된 베스트셀러 소설 ‘단(丹)’ 책의 주인공인 우학도인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봉우 선생은 민족에게 특히 왜곡된 역사를 직시하는 힘을 깨우쳐 주면서 상고사 재발견의 당위성은 시대적 요청이자 웅비하는 민족의 사명임을 촉구하였다. 이와 같은 것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신수련과 학문적 연구가 병진(竝進)되어야 한다고 주지시켰다. 그러한 선생의 가르침은 모든 학인(學人)들에게 영성적 기운을 불어 넣어주어 대륙사관적인 웅대한 민족의 혼을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 그분이 초지일관 심혈을 기울여 설명한 조식호흡공부는 ‘선도(=丹家)공부’의 시작이자 끝이며 모든 것의 핵심이다. 선생은 또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조식호흡에 관한 응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방면으로 제기하면서 순회강연도 하였다. 그와 아우러진 선도계의 밝으신 분들의 활약상에 대한 소개는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워 주는 기폭제가 되었다. 예컨대 오늘날 한국의 신 대중문화이자 트렌드로 각광받는 선도공부의 일종인 단학, 요가, 명상, 기수련, 기체조 등은 이미 소설『丹』의 영향을 받아 각양각색의 형태로 급속히 성장 발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의의에서 오늘날 봉우선생을 그분의 정신수련서, 백두산족에게 고하는 글과 봉우일기, 안내서 그리고 좌우명(“去去去中知 行行行裏覺”) 등에서 살펴보면, 선생은 이미 10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유명 인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간 쌓아 올린 선도공부의 실력을 점검해 보았다. 선생은 그들에게 한국인의 문화적 전통과 자부심을 각인시켜 주었다.
20대 중반에는 고도의 학문과 높은 경지의 수련공부를 다방면에 깨우치고(覺) 천하를 주유(天下周遊)하면서 나름대로 체득한 것을 확인하고자 민족의 성산(聖山)인 백두산을 수차례 등정했음은 물론 중국ㆍ몽고ㆍ시베리아ㆍ서장(티베트) 등을 답사하였다. 하지만 봉우선생은 그 후 60동안의 사회생활 속에서 한국의 미래와 세계질서의 변화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하원갑자의 시작인 1984년을 맞이하여 백두산족의 3000년 대운(大運)이 그때부터 시작됨을 천하에 공포하였다.
또 선생은 유불선 삼종(三宗)의 본질과 그리고 서방에서 만개된 그리스도교의 본원적 실체를 세계사적 맥락에서 삼종일체의 대의를 해설하였다. 그와 더불어 국조(國祖) 대황조(大皇祖)의 위격(位格; persona)이 삼위일체(三位一體)이자 삼신【三神; 환인, 환웅, 환검(단군)】일체임을 밝히며 최초 인류 오족(五族)과 구민(九民; 神史紀 참조, 차후 九族分布)의 시원을 설명하였다. 즉 어디가 세계정신문화의 조종(祖宗)이며 유시유종(有始有終)을 갈무리하는 세계적 문화선진국임을 재천명한 것이다.
봉우선생은 인류의 큰 스승이자 최초의 백두산족의 어버이이며 우리의 국조이신 성조(聖祖) 단군 대황조를 선도사상의 원류라고 확언하였다. 그리고 민족고유의 선도(仙道)사상을 연구하는데 무엇보다도 민족의 성경(聖經)으로 구전심수로 면면히 전해지다가 글로 표현된 ‘천부경’과 ‘삼일신고’를 지적하면서 그 대의를 학인들에게 가르쳤다.
국조단군이 그간 학계에서조차 이해부족으로 아직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였지만 앞으로 단군 대황조의 연구는 상고사를 연구하는데 학계에서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될 것이다. 국조의 뜻을 국경일로 기리는 개국(開國)과 개천(開天), 교육법 차원에서 다루는 홍익인간이념으로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추구하는 것은 전통문화로 면면히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상과 문화는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우리 대한민국은 백두산족의 고유한 실천이념이자 강령을 열성조(列聖朝)분들의 혜안(慧眼)을 통해 보존하였고 준수했다.홍익ㆍ홍제이념의 올바른 실천은 성통(性通)ㆍ공완(功完)을 추구하는 것으로서 전자는 조식수련을 통한 정신과학(형이상학 즉 道)이며 후자는 자연과학(형이하학 즉 만인에게 베푸는 문명의 이기(=德)이다. 이 두 가지가 공존적으로 미래 평화세계에 이루어져야 할 심물합치(心物合致)임을 봉우 선생은 특별히 강조했다.
조식호흡법에 대해서는 조선 중엽의 북창(北窓) 정염(鄭?)의 용호비결(龍虎秘訣)을 인용하되 다소나마 쉽게 접할 수 있게 정리해 놓은 것이 봉우수단기(鳳宇修丹記)이며 이를 세분화시킨 것이 호흡법 소서(小敍)와 연정(硏精)16법이다. 선생의 수단기에서 나오는 호흡법 소서가『선도공부』라는 책의 첫 순서가 되었고 연정 16법은 학인(學人)들의 평생과업으로 남겨졌다.
일부에서는 호흡공부가 비의적(秘儀的)인 측면은 물론 신비적이라고 이해하고 과학적 방법이 아니라 비현실적이란 혹평을 한다. 그러나 그 공부가 서구에서는 이미 과학적으로 심화시켜 깊게 연구되고 있으며 그 결과적 가치를 뇌과학의 핵심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보고서가 다시 국내로 역수입되어 재확인되고 재생산되는 촌극이 일어났음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호흡공부를 하여 깨우친 자는 “위로는 천문을 보고(上觀天文), 밑으로는 땅의 이치에 통달하며(下達地理) 가운데로는 사람의 일을 살핀다(中察人事)”고 봉우 선생은『백두산족에게 고함』이라는 책(130쪽)에서 밝혔다. 만물의 영장인 인사문제를 살피는 것은 천리와 지리의 핵심을 다루는 것과 같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았다. 상호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함을 갈파하고 시종일관 인간의 생명을 중시하는 형이중학(形而中學)을 설파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이『선도공부 』874쪽에서는 천지도수의 변화를 과학적 산법(算法)으로 풀어내는 국도학(國道學)으로 간략히 소개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21세기 문명의 패러다임이 ‘황백전환’(黃白轉換)임을 주장한 것은 백두산족의 중명(重明)대운 또는 백산대운(白山大運)을 고취시킨 것이다.
봉우 선생의 혜안이 담긴 주장과 예언은 단지 차원 높은 영성계발(心眼 또는 神眼)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학문적 섭렵의 결과가 합쳐진 압축된 표현으로 사려된다. 『선도공부』를 읽고 난 후 최종적으로 남겨진 인상은 형형색색으로 그려지나 한가지로 요약한다면 책『백두산족에게 告함』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봉우선생은『선도공부』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것 같이 보이나 질문과 응답의 핵심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을 대화매개체로서의 한 개인으로만 보지 않고 그 이면에는 그들을 통해 동방의 백두산족에게 널리 告하는 형태를 취했기 때문이다.
부연하자면, 태고시대부터 인류사를 지켜보시는 북극성의 기운이 성시성종(成始成終)과 일시무시(一始無始)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의 대도를 펼치시기 위해 성스러운 백두산 천지에서 모여 굽이치는 백두대간을 통해 동방의 찬란한 빛을 밝게 발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빛인 오성취두(五星聚斗)가 그간의 시련과 질곡의 고난 그리고 인내함의 과거사를 떨쳐버리게 하고 하원갑자(1984)년의 시작을 천상의 계시로 알렸다. 동방 백두산족의 간도광명(艮道光明)과 중명대운(重明大運)을 향한 대동(大同)장춘세계의 성광(聖光)이 임하였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천명을 받들어 주어진 소명의식과 역사의 현장에서 각자 책임의식을 가지고 유구한 민족정신과 혼을 계승하고자 심혈을 기울이는 여러분의 희망의 불꽃이『선도공부』의 책을 통해 한 걸음 더 가까이 밝혀지길 기원한다.
종교학 박사 안병로
2007.02.08 01:34:46 [선도(仙道)공부] 서평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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