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상생법도(相生法道) –자연

- 자연생태학의 관점에서 3. 법(法)ㆍ도(道)의 개념과 의미 1) 법(法)자(字)의 구성과 의미

학담(學潭) 2019. 9. 1. 17:00

3. 법(法)ㆍ도(道)의 개념과 의미

 

법(法)ㆍ도(道)의 개념분석은 설문해자(說文解字)을 활용하여 논리적으로 가능한 차원에서 파자(破字) 및 파해(破解)하고자 한다.

 

1) 법(法)자(字)의 구성과 의미

 

법(法)자(字)는 삼수(三水)변(⺡)과 갈 거(去)자가 합쳐져 구성되었다. 거(去)자는 일반적으로 가다, 떠나다는 뜻이다. 삼수변(⺡)은 흘러가는 물줄기의 모양(巛, 川)을 의미한다. 삼수변(⺡)과 다르게 표현된 것이 이수(二水)변 즉 어름 빙(冫)부(部)다. 액체인 물(水)과 고체인 얼음(冫, 氷, 冰)을 정확히 구별 및 구체화시키기 위해서 사용된 것이다. 물은 액체(液體), 고체(固體) 그리고 기체(氣體)의 형상을 가지고 있어 물질들의 특성 중에 특성이다. 오늘날 한자문화에서 사용하고 있는 삼수변(⺡)과 이수변(冫)의 성질과 기운 그리고 기운 기 밑 ⽓ 자(字)의 상형이 서로간의 문자구별은 물론 다른 기운과 의미의 차이가 있음을 명확히 구분시켰다. 그것은 생명의 본질인 물의 특징과 변화된 모습을 세부적으로 분리시켜 각각 다르게 형상화시킨 것이다. 예를 들면, 액체의 물이 기화(氣化)되면 수증기가 되지만, 냉각(冷却)되어 얼게 되면 고체가 된다. 따라서 물의 고유한 세 가지 특성이 액체, 고체, 기체임을 파악하고 물 수(⺡)와 얼음 빙(冫)기운 그리고 물이 기화된 형상으로서의 기운 기 밑(⽓)이라는 상형문자(象形文字)가 형성되었다.

갑골문에 기운 기(⽓)는 , 금문(金文)에 그리고 소전(小篆)에 의 상형으로 표시되었는데 그것은 공기의 흐름을 본 뜬 것이다.

 

① 삼수(三水)변(⺡)은 물 수 ‘水’ 자(字)의 변형이다. 물의 흐름이 그려진 형상( , )과 같은 상형문자로 표현되었다. 물 수(水)자는 골짜기의 물이 흘러(巛) 시내물이가 되고, 시냇물(川)이 모여 강(江)이 형성되며 강물이 흘러 바다를 이룬다. 두 줄기 이상에서 흘러오는 물이 하나로 모여 합수(合水)된 곳을 합수머리라고 한다. 합수머리지역에는 어자원(漁資源)이 풍부하여 인류에게 풍요로운 식자재를 제공했다. 그 주변지역의 토지는 비옥(肥沃)하여 농경문화의 최적지가 되어 사람들이 운집해 살았으며 예로부터 인류문명사의 발달을 일으키고 있는 중요한 장소가 되었다. 


② 오행사상에서 수(水)의 방위(方位)는 북(北)쪽이며, 계절로는 겨울이다.1) 하도낙서의 수(河圖洛書之數)2)에 의하면, 북방(北方)의 하늘에서 본래의 물(水)이 형성(天一生水; 生水, 生數1)된다. 그 물은 지구상에 오행의 기운과 합쳐져서 6수(水)가 형성되어(地六成之; 成水, 成數6) 이를 북방 1ㆍ6수(水)라고 한다.

세상의 물줄기가 수만 가지의 형태로 흐르다가 다시 북쪽 방향으로 강물처럼 나란히 흘러가고 있다(“北方之行 象衆水竝流”).3) 이에 북극성(北極星)은 인류문화사에 있어 천체방위좌표의 중심이 되었다. 북극성의 위치를 알지 못하면 모든 방향과 운행로(運行路)를 알 수 없고, 정확한 위치측량도 할 수 없다. 또한 물의 본질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물의 본질을 군자(君子)의 지혜이자 덕목으로 보았다. 


시교(尸校)4)가 지은 시자서(尸子書)에 의하면, 물의 네 가지 덕목은 ‘인의용지(仁義勇智)’이다. 여기서 물의 용(勇)은 결단력이자 실천으로 비유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많은 현철, 성인, 군자가 산천대천(山川大川)을 찾아가서 산과 물에서 배우기를 좋아했다고 하여 요산요수(樂山樂水)라고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지자요수 知者樂水)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인자요산 仁者樂山)5)는 말이 새롭다. 물은 주어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유속(流速)의 상황도 달라질 수 있으나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③ 갈 거(去)자는 흑토(土)자 밑에 부수의 하나인 마늘 모(⼛)를 붙여 넣어 이루어진 문자(文字)이다. “마늘 모(⼛)자(字)는 사(私)의 고자(古字)이며 아무, 아무개, 어느 곳, 어느 일 등을 뜻하는 것으로 아무 땅, 어느 땅일 경우 모지(某地)로 표현했다. 마늘 모(⼛)의 모양은 세모진 형상(△)과 유사”6)하며, 운동(겨루기)할 때나 바둑을 둘 때 상하좌우(上下左右)의 사선(斜線) 방향으로 놓는 수로서 하나의 축(軸)을 의미한다. 그러한 형상과 방향은 지축(地軸)의 형상으로 보았고, 물과 땅의 기운에서 생명력이 용트림하듯이 순차적으로 솟구쳐 나오는 형상적 기운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인류문명사적인 측면에서 보면 동서(東西)문화의 방향과 형상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류문명의 시원이 동양에서 시작하여 서양으로 흘러들어 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흑토(土)자는 두이 ⼆ 자와 통할(뚫을) 곤(⼁)이 합쳐져 구성되었고 그에 대한 파해(破解)는 이미 위에서 언급되었기에 생략한다.  




각주

1) 이상은 감수(監修), 『漢韓大字典』, 민중서관, 서울, 1965, 677-678쪽

2) 김동승(편저), 『易思想辭典』 , 부산대학교출판부, 부산, 1998, 1260쪽

3) 사라 알란(오만종 옮김), 『공자와 노자 그들은 물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예문서원, 서울, 1999, 67쪽

    設文解字, “北方之行 象衆水竝流(북쪽으로 향하는 물의 흐름은 많은 강물(水)이 나란히 흘러가는 것을 묘사한다)”, 223쪽 

4) 시교(尸校)는 중국 춘추(春秋)전국시대의 진(晋)나라 사람. 김동승(편저), 같은 책, 581-582쪽

5) 논어 옹야편 (子曰,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6) 이상은 감수(監修), 『漢韓大字典』, 민중서관, 서울, 1965, 2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