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철)학적 관점
사회와 국가가 어려움에 처해 있거나 시대적 난관에 놓여있을 때 국민들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집단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에 통합적인 관찰과 분석적 작업과 안목을 가지고 그 상황을 직시하고,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방법이다.
상황인식과 이해가 정리되면 풀어 나아가야할 대안(對案)과 의의(義意)에 주목하고 방향설정에 신중(愼重)을 기하는 것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시키는 것이 종교문화경영학의 역할가운데 하나다. 오늘날 종교와 신앙단체가 상황내존재(狀況內存在)뿐만 아니라 상황-외-존재(狀況外存在)로서 실행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능과 역할이 무엇인가를 종교(철)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고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① 모든 단체가 사회와 국가의 문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은 사상적으로 교감된 공익성과 공동선의 실천 및 역사적 의미 등에 중점을 둔 것이다. 진솔한 행위는 공동체사회문화의 영역에서 수용되고 신뢰성이 구축되어 나름대로 국민들께 인정받아 정신문화의 광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존재가치를 드러낸다. 공동체사회에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모든 가치양상이 무엇인가에 대해 바르게 주시(注視)하는 것은 통찰력을 요구하며 통섭적인 행위를 촉구한다. 그것은 바로 상황내외(狀況內外)의 존재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회문화에 투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바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고 시대적 문화상황과 소통하며 역사적 존재로서 처신할 수 있는 능력은 향상되어야 한다. 즉 외부자적 관점(etic-perspective)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종교문화경영학의 차원에서 통섭(統攝,Consilience)의 의의를 설명한 것이다.
② 자국의 전통문화, 정치, 경제, 사회, 윤리, 관습 그리고 예술 등은 주어진 시대의 상황내존재에 해당된다. 다만 그 어떠한 상황화의 관심이 현실문제의 이해와 이해상충 그리고 극복(克服)에 집중되어 있어 어느 한 곳에 집착하다보면, 통찰적인 안목이 상실된다는 것을 역사의 거울은 상기시켜주고 있다. 일례(一例)로서 신학논단과 현장에서 많이 회자(膾炙)되고 있는 설교의 상황화는 설교학(說敎學)의 기본 분야이지만 주로 전달형식에 달려있다. 그것은 바로 현재 주어진 사회문화의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문화경영의 방법을 발굴하여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이다. 이에 필요한 지속적인 분석 작업과 전달의 매개체는 필수불가결이라고 하겠으나 실제 신학논단에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은 것은 한국 신학의 한계상황이다. 기존의 낡은 문화의 폐기와 체제변화를 위한 혁신경영과 인재경영은 한계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체의 모든 행위가 현 사회와 국제상황에서 연관된 인식에서 관조되어야 하고 주어진 현실세계와 사회에 적합한 것인가를 과학적 의식에서 분석되고 조명되어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사회문화의 한 일원이자 전문분야의 문화인이 될 수 있다. 그는 종교문화경영학에서 다루어야 할 폭넓은 시대정신의 개념〔종교(철)학, 종교성, 문학, 해석학, 수사학,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론〕으로 문화상황화의 의의를 설명하고 제시할 수 있다.
③ 문화상황화는 (etic-perspective)과 내부자적 관점(emic-perspective)이 의해 동시에 존재하고 있음을 직시하는 것이다. 시대상황과 변화의 동인(動因)은 물론 외부자적 관점을 가진 자에 의해서 시작된다. 비록 내부자적 관점이라고 할지라도 세계적인 학식과 견문 그리고 경험 등을 많이 쌓은 인재(人材)는 구태(舊態)에 연연하지 않고 발전적인 도전과 노력에 필요한 혁신경영을 통해 변화의 당위성을 촉구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전자와 후자의 의식과 경영방법을 병존시켜가며 상황내존재의 현실과 내일을 위한 강구책이 종교문화경영학의 핵심이 된다. 오늘날 보수신학단체나 그와 유사한 단체들은 입을 모아 문화상황화의 작업이 과(過)해지면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는 혼합(混合)주의 또는 시대의 시녀(侍女)가 될 수 있어 경계의 대상이 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한다. 물론 다 틀린 말은 아니나 다 맞는 말도 아니다. 모든 학문이나 어떤 공동체도 시대적 문화의 소산이자 한 단체의 모습으로 비춰지기 마련이다. 그러한 모습은 사회변화의 물결과 시대문화라는 시대정신의 거울에 따라 생명의 바로미터(barometer)처럼 변화의 곡선이라는 진리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신앙단체가 주장하고 있는 독특성은 있겠으나 유일성 또는 유일한 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문화의 본질처럼 발전하기 위해서 변하고 동화와 융화를 통해 형성된 습합(習合)문화와 사상은 인류문화사의 속성(屬性)이자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상적 꽃으로 만개(滿開)되어있다.
④ 내부자적 관점에서 문화상황화에 대한 분석과 판단을 드려다 보면 외줄타기와 같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국가적 공의와 공익 그리고 공존과 공유의식 등이 파악되어야 대승적 차원에서 글로벌하게 공동선을 위한 사회참여운동에 참여하고 부응할 수 있다. 따라서 각각의 사상단체와 신앙단체가 허심탄회(虛心坦懷)한 대화와 자세를 가지고 공동체사회문화의 상황내존재(狀況內存在)로서 보편적 가치를 발굴하고 재창출해야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공동체사회에서 문화상황화의 발생과 진행과정은 역사적 상황내존재로서 먼저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정보력을 동원하여 시대상황과 소통하고 조력할 수 있는 초(超)문화적인 요소(meta-cultural factors)가 포함되어 있는가를 세밀히 분리ㆍ분석하고 그 대의를 파악하여 그 다음의 행동에 대한 의견이 수렴되어야 한다.
⑤ 돌이켜보면 지난 70년 동안 한국의 전반적인 문화상황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성장했다. 그런 시대적 문화상황에 대응해야만 하는 종교(철)학적, 종교사회학적, 신학적, 인류학 및 민족학적 반응과 노력 그리고 1980년대 민중사상으로 펼쳐진 민중(民衆)신학, 민중불교, 단군사상이라는 새싹이 역사의식을 통해 발아되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문화신학의 입장에서 예컨대 민중 신학과 사상은 이러 저러한 바탕에서 질경이의 본능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퇴색했다. 다만 에큐메니칼(Ecumenical)진영과 복음주의(evangelicalism)자들의 주안점이 민중(民衆)신학과 접목할 수 있는 부분과 과정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수확(收穫)일 것이다. 같은 그리스도교의 뿌리에서 나온 신학적 가지도 유일한 성향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한 것은 인간이 만들어 낸 신(God)과 신학(神學)이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일성의 존재근거는 희박하며 세계종교문화의 다양성이 인류문화사의 근간(根幹)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종교문화경영의 차원에서 다시 학습(學習)한 것이다.
신학자들이 다문화시대를 맞이하여 종교 간의 대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문화상황화과정에서 다른 신앙단체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연관된 시대적 경향과 새로운 인식에 대한 상황화라는 신조어가 한국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했고 반응도 다양했다. 종교적 텍스트(Text)는 공동체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컨텍스트(Context)로서의 상황과 서로 분리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둘 중의 하나라도 무시하거나 소외시키면 안 된다. 각각의 신앙단체가 공동체사회 속에 한 존재로서 시대적 상황과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⑥ 대내외적 상황내존재의 문제는 각기 실존의 문제와 이해관계가 직결되었음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실존(문화)철학적, 신학적 문제가 사회적 상황-외-존재의 의미와 존재가치를 다루는 시험시간대로 발전되었다. 그러므로 주어진 상황의 내적 외적 측면을 잘 판단하여 그에 대한 분명하고 확고한 입장표명과 그에 따르는 결단의 행위가 필요하다.
사회와 국가 그리고 문화인은 신앙단체를 정직한 역사적 실체라는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하듯이 세밀히 분석하여 들여다본다. 그러한 철학적 사상과 과학적 행위는 역사적 의식에서 과거는 물론 오늘의 결과를 분석하고 현 상황내존재를 주시하고 있다. 따라서 신앙단체가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문답의 과정에서 자유로워야 거시적인 인식과 미래지향적인 안목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사회-내-존재근거의 가치성을 발견하고 시대정신과 시대상황에 걸맞은 인도주의의 실천문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적 공익가치창출과 덕성함양문화는 인성교육으로 승계된다. 이에 각각의 단체가 나름대로 주장하고 제시한 사람사랑과 공동의 선을 준수(遵守)하기 위해 사회적 기능과 역할 및 가치 환원 등이 무엇인가를 다시 숙고할 수 있고 실천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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