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종교문화경영의 13단계 – 문화토착화(文化土着化,cultura indigenization, culture indigenization)
어떤 사람(或者)은 문화의 토착화를 토착문화화(土着文化化)라고 하나 필자는 문화토착화(文化土着化)라고 했다. 이 두 개의 개념과 의미는 별반 차이가 없으나 음운(音韻)상에 따라 선호도가 있을 것이다. 문화토착화는 지역적 특징과 풍토에 내재된 기존의 전통사상, 공동체생활문화의 토양과 정서에 문화의 뿌리를 깊게 내리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장기간 동안 순차적인 문화단계와 과정을 거쳐서 종교문화경영의 마지막 단계를 맞이했다.
1) 문화토착화(文化土着化 culture indigenization)
국내 또는 국외의 새로운 문화 또는 신앙단체가 기존 공동체사회의 문화토양에 뿌리내리기 위해 거쳐야 할 단계와 과정은 다양하다. 그러한 문화와 신앙단체는 지역적 풍토와 성향에 의해 형성된 기존의 사상, 제도, 제의(祭儀), 의례(儀禮), 풍습, 관례 등과 동화되어 가면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 기존 공동체사회와 함께 문화의 광장에서 생명의 호흡을 함께 할 수 있고 나름대로의 입지가 공고히 해지면서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사상단체나 신앙단체를 문화나무라고 비유한다면 어떠한 (~) 단체의 문화나무라고 할 수 있다. 그 단체의 문화나무가 기존 사회문화의 풍토와 토양에 적응하고 융화되어 스스럼없이 조화를 이루어 가다보면, 어느덧 그 나무는 기존문화의 사상적 토양에 많은 실뿌리가 건실하게 그리고 폭 넓게 활착(活着)되어 점차 깊고 굵게 뿌리내린다. 이와 같이 기존 공동체사회문화의 토양에 뿌리를 깊게 내려 스스로 존재가치를 내세울 수 있는 길이 종교문화경영학에서 논하는 문화토착화다. 그 어떤 문화나무가 기존문화의 토양에 장기간의 세월을 거쳐서 뿌리 깊은 문화나무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것은 유구한 역사적 상황을 공유하고 여러 분야에서 생명의 호흡을 함께 하며 생사고락(生死苦樂)에 동참할 수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는 기존의 공동체사회문화와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문화나무는 정신세계의 문화와 문화재로 승계되고 문화유산을 태동시켰고 또한 그를 보존되고 있다. 그와 같은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 유교와 불교라고 할 수 있다. 그 반면에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문화토착화에 관심을 두고 노력하고 있으나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적지는 않다. 교리적 쇄신(刷新), 제도적 혁신(革新) 그리고 사상적 개혁 등이 그것이다.
동서 지식인들은 과거의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사상적으로 자유롭고 중립적이며 객관적인 안목과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다. 서구의 지식인들은 그리스도교의 신앙사상과 중심사관에서 탈피하여 각 나라의 토착문화를 지역적 고유성으로 보았고 그 동안의 인류문화사적 과오에 대해 자아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가졌다.
1960년대 서양신학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토착화(indigenization)의 핵심주제는 아시아문화에 대한 적용(適用)과 적응(適應)이었다. 1970년대 아시아 신학(神學)은 세속화에 관심을 두고 제 3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기계화, 인권, 환경 등에 대응하는 것을 주요과제로 삼았다. 이미 서구에서 논의 되었던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신학은 ‘제 3세계 신학’이라고 했다. 그것은 지역적 특성과 시대상황에서의 정체성 찾기, 탈 서구신학과 연관된 것으로 세속화신학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나 한국 신학, 아시아 신학에게 흥미를 유발시키는 요소로 접근되지 못했다. 개혁적이고 혁파적인 한국의 새로운 신학사상이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은 사상적으로 금단의 영역이 존재하거나 그러한 영역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서구 그리스도교의 세력이 세계적으로 강성해졌고 한국교회사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간혹 유럽의 개혁신학사상을 이해하며 세계적인 개혁주의자들의 소리를 듣고 상황변화를 주시하고 있는 지식인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서지 못하는 입장 또한 각양각색일 것이다.
비록 제 3세계 신학이 주로 서구(西歐) 신학자들에 의해 세계적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미(南美)의 신학적 정체성 등을 확립하는데 조력(助力)한 서구 그리스도교 신학자들은 새로운 학문적 방향을 맞이했다.
주로 이베리아반도(Iberian Peninsula 유럽 남서부 지역)의 국가들(=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의해 침탈(侵奪)당한 고대 이베리아인의 전통적 문화와 언어 그리고 문화사상의 회복에 주안점을 둔 것은 제 3세계 신학의 한계점이다. 다만 남미의 ‘토착화’ 신학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가톨릭단체에서 시작된 문화의 이식(移植)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는 것은 학계의 긍정적인 평가이다.
제 3세계 신학이 서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식민통치 그리고 그의 지속적인 지배’로부터의 해방(liberation)을 촉구했다. 그로 인해 해방신학(Liberation Theology)이라는 신(新)개념이 탄생되었다. 하지만 서구 그리스도교 국가들의 식민주의사상, 백인우월주의사상 등에 의해 침략과 약탈, 잔혹한 수탈 및 인디언이 학살당한 사실(남아메리카 원주민 포함)은 그들의 진솔한 반성과 회개에 합당한 열매 없이 역사의 뒤안길에 놓여 있다.
결과적으로 유일신을 중심으로 형성된 제도적이고 통치적인 신학(神學)은 서구사상을 주도하는 신학이지 동양에서 논하는 각국의 민족학(民族學)은 아니다. 남미의 해방신학은 서구신학의 한 부류(部類)가 되어 세계적인 패러독스(paradox)와 역사적 아이러니의 범주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토착화논란의 시기이다.
‘제 3세계’ 및 서구의 토착화논란은 이미 독일 신학자 디트리시 본훼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가 새롭게 제기한 ‘세속화(Säkularisierung)’의 명제에서 나왔다. 본훼퍼의 세속화신학은 하비콕스(Harvey Cox, 1929~)에게 이어지면서 그리스도인에 대한 윤리적인 책임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러한 동기부여는 마르틴 루터 이후의 개혁신학이 지향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루터는 사제(司祭)만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성직(聖職)이 아니라 ‘만인대제사장(萬人大祭司長, Das Priestertum aller Gläubigen, The Priesthood of all Believers)’을 역설하면서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그것은 세상의 일반적인 직업 속에서도 신적 소명(召命, vocatio)을 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근대사회에 이르러서 서로마 가톨릭 교황청도 세속화신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거듭했다. 따라서 한국 그리스도교의 토착화과정과 문제점 등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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