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문화(文化)와 Culture

Ⅱ. 문화(文化) 1. 문화의 개념과 의미 분석

학담(學潭) 2019. 7. 29. 13:01

Ⅱ. 문화(文化)


문화(文化)는 글자 그대로 그 문자(文字)에 내재된 의미처럼 지속적인 변화(變化)와 창조적 속성(=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문화의 개념분석과 의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서구의 일부학자들은 문화에 대한 보편적 의미와 문화의 영향력과 범위를 설정하고 문화권을 주장했다. 그들은 그들의 안목에서 서구인의 문화권(Kulturkreis, culture-areas)과 문화상대주의, 문화절대주의와 상대주의를 설명하고 평가한다. 그들의 주장과 평가는 지역적 특수성과 문화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비판적 안목에서 분석되어야 마땅하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어떠한 지역문화권에서 어떠한 문화학습을 통해 문화속의 문화인이 되었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1. 문화의 개념과 의미 분석


우리가 말하는 문화는 자연의 세계에서 인간의 정신세계와 물질세계의 영역을 포함시켜 하나의 통합된 세계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성장과 발전을 도모(圖謀)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에는 인류가 유구한 역사를 이어가면서 쌓아 놓은 다양한 양식과 형태가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생물학적 가계(家系)의 과정을 초월하여 의식 및 관례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 차원에서 여러 방면에서 승계되고 전수되고 있다. 그러므로 인류문화에는 유형(有形)과 무형(無形)의 문화가 있고 그에 대한 해석학적 유형(類型)도 다양하다.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문화(文化)라는 개념은 글월 문(文)자와 화할 화(化)자가 합쳐진 글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견은 학자들의 관점에 따라 천태만상이었다. 신앙문화가 인류의 보편적 문화를 규명하고 정의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선 문화(文化)라는 글자는 어떻게 구성되었는가에 대해 파자(破字)하고 파자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분석해 보자.


① 글월 문(文)자는 돼지해머리 두(亠) 변 밑에 예(乂)가 합체(合體)된 것이다. 돼지 해(亥)자에서 2획으로 단순화시킨 것이 돼지해머리 두(亠) 변이다. 돼지 해(亥)는 12지지(地支) 중에 마지막 열두 번 째 지지(地支)를 뜻한다. 그 의미는 오행사상에 의하면 수(水)이며 방위로는 북북서(北北西)이다. 

돼지해머리 두(亠) 변은 점주(丶)와 한 일자(一)가 합쳐졌다. 점주(丶)는 심지 주(炷), 등불 주, 점찍을 주, 자아, 알(=씨알)등을 의미하며 한일(一)자는 하나이자 전체를 뜻한다. 예(乂)자는 삐침 별 부(丿)와 파임 불(乀)이 합쳐져 형성되었다. 예(乂)자는 (풀을)베다, 깎다, 다스리다, 평온, 안정되다, 어질다 등으로 설명된다.  


② 화(化)자는 사람인 변(亻)과 비수 비(匕)가 합쳐져 구성되었다. 비수 비(匕)는 숨을 은(乚)에 상우(上右)에서 하좌(下左)로 굽게 삐친다(丿)는 획이 결합된 것이다. 화(化)의 개념은 위에서 설명된 예(乂)자의 의미를 구체화시킨다. 고대시대의 인간은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날카롭고 뾰쪽한 단도(短刀) 즉 비수(匕首) 등을 도구로 사용했고, 어떠한 물건이나 형체 및 자연현상을 돌(石), 뼈(骨) 그리고 나무(木) 등에 그림으로 새겨 넣어 형상화(形象化)시켰다. 그것은 바위나 암벽에서 발견할 수 있고 일부는 사자(死者)의 묘 내부 벽면에 그려진 그림과 유품 등으로 발견된다. 형상화된 그림글자는 삶과 동물 및 천문지리(天文地理)에 관한 이해와 의식 등을 표현한 것으로써 상형문자(象形文字)사용의 단초가 되었다. 상형문자사용은 인간의 정신세계와 삶의 세계를 표현한 것이며, 인류문화사의 흔적과 전개 및 발전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다. 


③ 문화시대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오늘날 많은 한학자(漢學者)들이 주장하기를, 한자문화권에서 상형문자의 사용시대는 최소한 서력기원 약 3000년 전(前)의 태호(太皞)복희(伏羲, 伏犧)시대부터라고 한다. 그 당시 사용된 복희팔괘(八卦)가 인류문화사적 사료이자 증거자료로 제시되면서 한민족의 문화형성시기가 타진(打診)되었다. 복희씨(伏羲氏)이전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공동체사회를 이루어 살면서 여러 가지 삶의 모습을 형상화시켜 남겼다. 형상화된 그림의 의미는 표의문자(表意文字)와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인류문화사에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한 차원에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문화(文化)의 개념과 용어는 인간이 언어 외에도 도구와 문자를 사용하였고 그 시대의 삶의 형태와 나아가 사회적, 국가적 문화경영시스템을 통해 국가공동체사회를 이끌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문화(文化)는 이문교화(以文敎化, 문(文)으로써 가르쳐 변화시키다)의 준말이며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變化)가 그 개념의 핵심이다. 그것은 인류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과 생성적 가치이자 보편타당성(普遍妥當性)으로 간주된다. 문화는 언어ㆍ관념ㆍ행동양식 등을 통해 지역적 의식과 관습을 형성하면서 신앙ㆍ의례ㆍ예술ㆍ규범ㆍ제도ㆍ기술 등을 융화시켜 발전시킨다. 개개인의 삶의 문화는 가족사회에서부터 영향을 받아 생물학적 관계를 형성한다. 


공동체사회문화는 생물학적 유전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대상황과 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문화가 형성되고 사회적 약속이자 관례로 행해진다. 인류문화는 인간의 차원 높은 시대정신과 물질적 세계를 조화시켜 전수되고 새로운 변화과정을 거듭거듭 반복하면서 성장ㆍ발전한다. 개인적 삶과 더불어 인간사회를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고 또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문화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방팔방(四方八方) 곳곳에서, 모태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매순간 마다 다양한 문화와 친소(親疏)관계가 형성되어 있고 관례에 따라 삶의 모습이 형성 및 유지되고 있다. 


삶과 연계된 다양한 영역과 대상에는 그 각각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 생명의 호흡처럼 중요하다. 그것은 현대사회에 만물상이 되었고 사회의 여러 형태의 분야에서 다채롭게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문화의 개념과 의의는 삶의 각 부분과 사회의 여러 계층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어 다양성을 전제한다. 공동체사회문화에서 다양성의 존재는 공생적 차원에서 공유와 공존가치에 의미를 두고 있어 소통과 배려를 지향하는 문화의 속성이기도 하다. 


④ 유형(有形)과 무형의 세계에서도 연계되어 있는 것이 문화의 속성이다. 무형의 세계에서 발현되는 다양한 사상, 의식, 감정 등이 일상생활문화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차원에서 승화된 통과의례로 표현된다. 그것은 예를 들면 여러 형태의 기도(祈禱)와 심신안정의 차원에서 이어지는 매개체로 작용하지만 항상(恒常)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표현하지 못하고 매순간마다 흘러가듯 넘어갈 뿐이다. 


삶속에 스쳐가는 통과의례는 사회문화와 시대정신과 함께 호흡하며 생명의식을 통해 존재와 존재자의 모습이 혼용되어 새로운 변화를 주도한다. 함께 어우러져 생존하는 문화가 그 사회의 생명수라고 비유한다면, 삶은 그 생명수를 마시며 문화의 활력소를 영위하는 생철학의 문화로 표현할 수 있다. 다만 그러한 문화는 독자적으로 발생하거나 성장ㆍ발전하지 않았고 홀로 남겨진 것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오늘의 존재자인 인간이 승계하여 발전시킨 유구한 유무(有無)형의 문화는 정신적, 사회적 존재 가치이자 공동체사회의 생명의 호흡과 같아 정신적 생명수로서 존재하고 전승(傳承)되고 있다. 


⑤ 공동체사회의 구성원은 의식주를 포함한 삶의 긍정 또는 부정적인 다양한 경험과 체험, 여러 특색과 유형에 대한 공생(共生), 공유(共有), 공존(共存), 공영(共榮)을 위해 보존가치를 분석하고 분류하여 다음세대를 위해 남긴다. 이와 같은 형태와 가치들은 공동체문화로서 언어, 학문, 도덕, 풍습은 물론 종교적 의미, 각종 예술, 제도 및 관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간에 밀접한 친화력과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공동체문화의 가치들은 시대적 변화와 창의성을 가지고 사회에서 함께 정신적으로 교감하며 호흡할 수 있어 조화롭게 잘 전달되게 하고 승계되어 한층 더 성장 발전된 공동체사회문화와 함께 공영의 가치와 고유성 등을 지속시킨다. 


인간의 삶과 관련된 대부분의 영역과 대상에는 각각의 고유문화뿐만 아니라 토착화과정에서 형성된 공유문화가 있다. 공유문화는 공동체사회문화의 순기능적 매개체가 되어 그의 영향력이 향상된다. 인간의 문화에는 인간의 사상체계와 행위뿐만 아니라 그 결과물에 따른 가치관, 신념, 인식 등이 함께 반영되어 인생관과 세계관을 형성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그러한 요소들이 사회의 다른 구성원에게도 받아들여져서 사회의 대다수가 그것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공동체사회문화라고 설명할 수 있고 문화를 공유한 문화인이 된다. 따라서 문화인은 문화의 광장에서 공유문화의 가치와 의의 등을 다방면에서 설명하고 표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