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문화(文化)와 Culture

5. 공동체문화란 무엇인가

학담(學潭) 2019. 7. 29. 18:41

5. 공동체문화란 무엇인가


공동체문화는 역사 민족학(Historische Ethnologie)의 관점에서 국가정체성의 확립이 왜 필요한 가를 직, 간접적으로 묻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것은 각 나라마다 고유한 민족정신과 역사에 관심과 긍지를 가지고 윤리, 도덕(道德)적인 교육과 정체성에 대한 의식함양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확고한 사상정립은 국가교육의 이념과 방향 및 공동체문화의 목적의식을 위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인간의 기본생명권을 보호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덕목(德目)은 인도주의사상을 펼치기 위한 최소한의 규범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자국의 공동체문화는 물론 인류공동체문화의 지향점은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살리는 데 있다. 그것은 모두가 최고(最高)의 선(善)으로 알고 있어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것에 대한 이견은 없을 것이다.  


지역적 풍토와 생활양식은 공동체문화에 특징적으로 담겨있어 통상적 삶의 일상이자 사회적 삶의 거울이 되었다. 국내외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된 생활문화현상은 성숙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공동체문화로 발전된다. 공동체문화는 집단적 삶의 양식이며 전통문화사상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경향에 의해 조화롭게 융화되었기 때문에 인생관과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일조한다. 그 문화는 나아가 사회와 국가적 차원에서의 공익과 공존, 상호배려, 공공질서를 위한 직, 간접적인 관례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공동체문화는 행동반경의 범위에 영향을 줌으로써 정치적 사상과 국정경영은 물론 개인의 도덕적 의지, 언행, 실천 등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각 지역마다 고유성과 특수성이 공동체문화에 내재되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문화적인 개성을 배려하는 것이자 범세계적인 공동체문화의 정신이다. 


조선시대의 공동체문화를 유지하며 발전시킨 사상은 유가의 선비정신이었다. 선비정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물론 없지는 않겠으나 그나마 그 정신이 살아있었기에 민중의 지팡이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일제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선비정신이 제자리에 설 곳이 없어지고 사상적 구심력도 잃어버려 혼란의 시기에 빠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발생된 사회적 현상은 외국사상과 문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였고 그 문화사상에 의지하게 되면서 선비정신은 무기력해지면서 쇠퇴(衰退)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국가적 차원에서 추구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정신적 가치관과 정체성, 통합되고 통찰된 미래비전의 자아의식과 국정철학이 부재하다. 양분화 된 진영논리와 논리의 적대적(敵對的) 싸움이 과다하게 발생되고 있다. 공동체사회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국민총화의 길이 없거나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정철학으로서 국가경영의 길, 민족의 대과제, 이정표가 어서 제대로 설정되어 공표되기를 진솔한 마음으로 기대한다. 온고이지신하는 자세에서 공동체문화의 특징과 발전에 대해 중점적으로 밝혀보고자 한다. 


① 민족의 공동체문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전통종교문화사상의 높은 이해와 관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의 사상적 성숙과 사회에서 토착화의 진행과정을 통해 다양한 의례형태 및 관습으로 성장, 발전된 것은 유구한 정신문화의 유산으로 승계(承繼)되었다. 공동체문화는 하나의 가족(家族)공동체(共同體)에서부터 시작되어 국가공동체의 차원으로 발전되었다. 


가족공동체로서 본연의 성(姓)이 대대손손 계승되고 있어 가계(家系)라고 한다. 그러므로 가족의 개념은 성(姓)의 승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자녀가 고유의 성을 이어받고 함자(銜字) 즉 이름(명名)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성(姓)과 명(名)이 있어 성명(姓名)이라고 말한다. 가계의 혈통을 있는 성(姓)에도 성씨(姓氏)의 기원을 찾아갈 수 있게 유도(誘導)하는 본관(本貫)이 있다. 부모를 중심으로 형성된 사회의 가장 작은 혈연공동체가 성과 명을 통해 이루어졌고 가계가 이어지고 있어 부모와 자식은 한 가족(家族)이 된다. 


가정(家庭)과 가족(家族)의 개념과 차이가 별로 없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결혼한 가정에서 후세의 대(代)를 이어갈 수 있는 자식(子息)이 없을 경우에는 가족의 개념이 퇴색된다. 따리서 우리가 사용하는 가족과 가정의 개념은 때로는 명백히 분리하고 구분하여 적합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② 다양한 씨족(氏族)과 부족(部族)의 공동체가 성장하여 사회공동체를 이룬다. 이에 사회적 통합사상으로 일구어낸 공동체문화가 국가경영의 차원에서 민족(民族)의 공동체문화를 형성한다. 그러므로 서로 간에 잘 알려진 관습적이고 나름대로의 전통적인 것과 이질적인 새로운 성향을 조화롭게 국가적 차원에서 융화시켜 보편화시키는 것이 또한 공동체사회문화의 특징이다. 이것을 종교학적인 용어로 표현된 것이 공동체문화의 습합(習合)사상이다.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형성된 지구촌의 문화는 지정학적 차이에 따라 독특성은 존재하나 상호 보완적이다. 따라서 그 문화는 지방(地方)간의 사상적 완충제 역할을 하며 습합과정을 통해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도모(圖謀)한다. 세계적인 문화도 장기간의 세월 속에 지역문화와 상호간의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되었다. 그러므로 그 어떤 문화가 습합사상과 과정 없이 오직 유일하다고 하는 것은 오만(傲慢)이며 인류문화사이해에 대한 사상적 빈곤에 불과하다. 


③ 공동체문화의 발전은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실생활에 접목시켜 도움을 주어야 모두에게 각광(脚光)받을 수 있다. 중국의 북송(北宋)시대에 활약한 인물 중에 정호(程顥) 정명도(程明道, 1032~1085)와 정이(程頤) 정이천(程伊川, 1033~1107)이 있었다. 이 두 형제를 정자(程子)라고도 한다. 


정자는 자연의 이치를 설명할 때 자연변화의 원리가 방위(方位)의 기운(=에너지)과 연동되었다고 보았다. 음양오행(陰陽五行)사상 중에 방위의 중심은 토(土)의 자리다. 그 자리는 동서남북과 상하 즉 여섯 방향에서 흐르는 아주 조밀하고 초극세한 기운들이 토의 자리로 욱여들어 뭉쳐진 곳이자 육합(六合)의 원리가 태동하는 곳이다. 그들은 토(土)의 자리에서 다시 위, 아래 그리고 전후좌우(前後左右)로 팽창하여 먼저 여섯 방향으로 분산되다가 사방팔방으로 흩어지게 된다. 육합은 방위(方位)로서 육방(六方)이며 육방은 위, 아래 그리고 사방위(四方位, 동서남북)를 말한다. 


대자연의 무형의 변화기운처럼 처음에는 무(無)라는 없음에서 시작되어 하나가 (一 = ●)생(生)한다. 따라서 유형으로 드러난 세상의 모든 만사만물(萬事萬物)의 시작은 하나(●)에서 비롯되었다. 그러한 변화의 기운이 원래 보이지 않는 무의 세계에서 시작되어 천지사방(天地四方)에 분산되어 펼쳐지면 육방에 가득하여 무궁(無窮)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기운이 다시 본원의 자리로 합쳐지면 하나(一)가 되고 그 하나 또한 무無)로 돌아간다. 그러하듯이 공동체문화의 보편성은 자연의 신비스러운 섭리(攝理)처럼 육합과 육방의 원리에 의해 습합(習合)과정을 이루고 펼쳐진다. 따라서 공동체(사회)문화의 보편성은 습합(習合)사상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조화 속에 융화된 종교문화다. 그 문화는 비물질의 영역 즉 정신의 영역이라는 무한세계와 물질의 영역인 현실사회라는 유한세계가 합쳐져 하나의 공조적인 변화이치에 의해 조화의 섭리를 넘나들며 사상문화와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남긴다. 그와 같은 보편적 정신사상과 정신문화의 원리는 그리스도교신앙단체에도 활용되어 신앙공동체의 문화가 형성되었다.